[더 사이버] 네티즌 : (네티즌 새풍속) '번개 교제' 유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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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티즌 박현철(32)씨는 PC통신을 통해 부인 김민지(28)씨를 만났다.
통신 초보이던 2년전, 고수(?)들 사이에서 손가락 두 개만 사용하는
"독수리타법"으로 간신히 대화를 나누던 그에게 김씨가 안쓰럽다는 듯 얘기를
걸어왔다.
보통 사람 같으면 박씨의 느린 타자실력에 짜증을 내며 대화방을 나가버렸겠
지만 김씨는 인내를 가지고 그의 얘기를 들어주었다.
그날밤 두 사람은 오랫동안 얘기를 나눴다.
감명깊게 봤던 영화, 읽었던 책 등 공통점도 많았다.
두 사람은 한 달이 넘게 매일밤 채팅을 했다.
첫눈이 흩뿌리던 어느날, 함께 보기로 했던 뮤지컬이 공연되는 예술의전당
앞에서 두 사람은 영화같은 첫만남을 가졌다.
석달 뒤 그들은 결혼에 골인했다.
요즘도 두 사람은 가끔 PC통신에서 채팅을 한다.
박씨가 출장이라도 가게 되면 두 사람은 그날 밤 사이버공간에서 데이트를
즐긴다.
때론 얼굴을 보면서 얘기하는 것보다 채팅을 하면서 더 깊은 대화를
나눈다.
이들은 부부싸움을 했을 때도 PC통신으로 화해를 하곤 한다.
멋쩍게 미안하다는 말을 하는 대신 전자우편으로 뒷머리를 긁적이는
만화주인공 그림과 함께 사과의 말을 넌지시 전한다.
박씨는 이 방법이 화해하는데는 특효라고 귀띔한다.
PC통신의 대화방에서 얘기를 나누다 마음이 맞는 사람끼리 직접 만나는
것은 이미 흔한 일이 됐다.
채팅을 하다 번개처럼 순식간에 만난다고 해서 "번개"라고 불린다.
이미 번개는 네티즌은 물론 일반인에게도 익숙한 단어가 됐다.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번개를 통해 친구를 사귄다.
그들중에는 연인으로 발전하는 경우도 많다.
결혼으로 연결되는 사람도 적지 않다.
번개도 시대에 따라 많은 변화를 겪었다.
PC통신이 일반적이지 않던 90년대 초반까지는 번개란 말조차 없었다.
채팅을 하던 사람과 만나려면 한두달 동안 대화를 나눈 후에야 가능했다.
그러나 요즘은 상황이 달라졌다.
채팅을 시작하자마자 곧바로 만나는 일이 흔해졌다.
아예 대화방 이름이 "번개방", "지금 나랑 드라이브할 사람" 등 노골적인
경우도 많다.
만나는 목적도 크게 달라졌다.
예전에는 커피숍이나 저녁식사를 하면서 사는 얘기를 하는 것이
대부분이었다.
당시에 PC통신을 시작했던 30대 중반의 한 남자는 당시를 회상하며 "그때는
만남 자체가 목적이었다"고 말했다.
반면 최근에는 호프 소주방 노래방 등 하루를 즐기기 위해서 번개를 하는
경우가 많다.
일부에 불과하지만 PC통신을 통해 윤락을 하는 경우도 있어 사회문제가
되고 있다.
번개에는 부정적인 면도 있다.
번개로 만난 사람이 무례해 불쾌했다거나 심지어 성추행까지 당하는 경우도
있다.
여성 네티즌들의 상당수가 번개에서 만난 남성에게 성추행을 당했다고
털어놓았다.
한 여대생은 "대화방에서 마음이 맞는 몇 명이 만나 함께 술을 마신 후
잠깐 바람을 쐬러 나갔는데 일행중 한명에게 성추행을 당할 뻔했다"며
"그때를 생각하면 아직도 아찔하다"고 말했다.
번개에 부정적인 면만 있는 것은 아니다.
번개에서 좋은 친구를 사귀었다는 네티즌도 상당수다.
이들은 대화방이 단지 이성을 사귀는 방법이 아니라 인간관계를 넓혀가는
좋은 수단이라고 말한다.
한 네티즌은 "통신은 단순한 매개일뿐"이라며 "거기서 만난 사람들과의
관계는 전적으로 자신에게 달려있다"고 말한다.
또다른 네티즌 이모씨는 "통신을 통한 만남도 사람과 사람간의 만남이다.
하나의 인연으로 생각하고 진지하게 만날 수 있다면 통신으로도 좋은
친구가 될 수 있고 애인이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일부 사람들이 너무 이성을 만나는데 집착하는 경우가 있다"
며 "순간적이고 말초적 욕구만을 충족하고자 하는 그릇된 목적으로 통신을
하는 경우가 문제"라고 꼬집었다.
< 김경근 기자 choice@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8월 3일자 ).
통신 초보이던 2년전, 고수(?)들 사이에서 손가락 두 개만 사용하는
"독수리타법"으로 간신히 대화를 나누던 그에게 김씨가 안쓰럽다는 듯 얘기를
걸어왔다.
보통 사람 같으면 박씨의 느린 타자실력에 짜증을 내며 대화방을 나가버렸겠
지만 김씨는 인내를 가지고 그의 얘기를 들어주었다.
그날밤 두 사람은 오랫동안 얘기를 나눴다.
감명깊게 봤던 영화, 읽었던 책 등 공통점도 많았다.
두 사람은 한 달이 넘게 매일밤 채팅을 했다.
첫눈이 흩뿌리던 어느날, 함께 보기로 했던 뮤지컬이 공연되는 예술의전당
앞에서 두 사람은 영화같은 첫만남을 가졌다.
석달 뒤 그들은 결혼에 골인했다.
요즘도 두 사람은 가끔 PC통신에서 채팅을 한다.
박씨가 출장이라도 가게 되면 두 사람은 그날 밤 사이버공간에서 데이트를
즐긴다.
때론 얼굴을 보면서 얘기하는 것보다 채팅을 하면서 더 깊은 대화를
나눈다.
이들은 부부싸움을 했을 때도 PC통신으로 화해를 하곤 한다.
멋쩍게 미안하다는 말을 하는 대신 전자우편으로 뒷머리를 긁적이는
만화주인공 그림과 함께 사과의 말을 넌지시 전한다.
박씨는 이 방법이 화해하는데는 특효라고 귀띔한다.
PC통신의 대화방에서 얘기를 나누다 마음이 맞는 사람끼리 직접 만나는
것은 이미 흔한 일이 됐다.
채팅을 하다 번개처럼 순식간에 만난다고 해서 "번개"라고 불린다.
이미 번개는 네티즌은 물론 일반인에게도 익숙한 단어가 됐다.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번개를 통해 친구를 사귄다.
그들중에는 연인으로 발전하는 경우도 많다.
결혼으로 연결되는 사람도 적지 않다.
번개도 시대에 따라 많은 변화를 겪었다.
PC통신이 일반적이지 않던 90년대 초반까지는 번개란 말조차 없었다.
채팅을 하던 사람과 만나려면 한두달 동안 대화를 나눈 후에야 가능했다.
그러나 요즘은 상황이 달라졌다.
채팅을 시작하자마자 곧바로 만나는 일이 흔해졌다.
아예 대화방 이름이 "번개방", "지금 나랑 드라이브할 사람" 등 노골적인
경우도 많다.
만나는 목적도 크게 달라졌다.
예전에는 커피숍이나 저녁식사를 하면서 사는 얘기를 하는 것이
대부분이었다.
당시에 PC통신을 시작했던 30대 중반의 한 남자는 당시를 회상하며 "그때는
만남 자체가 목적이었다"고 말했다.
반면 최근에는 호프 소주방 노래방 등 하루를 즐기기 위해서 번개를 하는
경우가 많다.
일부에 불과하지만 PC통신을 통해 윤락을 하는 경우도 있어 사회문제가
되고 있다.
번개에는 부정적인 면도 있다.
번개로 만난 사람이 무례해 불쾌했다거나 심지어 성추행까지 당하는 경우도
있다.
여성 네티즌들의 상당수가 번개에서 만난 남성에게 성추행을 당했다고
털어놓았다.
한 여대생은 "대화방에서 마음이 맞는 몇 명이 만나 함께 술을 마신 후
잠깐 바람을 쐬러 나갔는데 일행중 한명에게 성추행을 당할 뻔했다"며
"그때를 생각하면 아직도 아찔하다"고 말했다.
번개에 부정적인 면만 있는 것은 아니다.
번개에서 좋은 친구를 사귀었다는 네티즌도 상당수다.
이들은 대화방이 단지 이성을 사귀는 방법이 아니라 인간관계를 넓혀가는
좋은 수단이라고 말한다.
한 네티즌은 "통신은 단순한 매개일뿐"이라며 "거기서 만난 사람들과의
관계는 전적으로 자신에게 달려있다"고 말한다.
또다른 네티즌 이모씨는 "통신을 통한 만남도 사람과 사람간의 만남이다.
하나의 인연으로 생각하고 진지하게 만날 수 있다면 통신으로도 좋은
친구가 될 수 있고 애인이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일부 사람들이 너무 이성을 만나는데 집착하는 경우가 있다"
며 "순간적이고 말초적 욕구만을 충족하고자 하는 그릇된 목적으로 통신을
하는 경우가 문제"라고 꼬집었다.
< 김경근 기자 choice@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8월 3일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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