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정조 11년(1787년).

황해도 평산에 시집온 새색시 박여인이 결혼한지 석달만에 의문의 변사체로
발견된다.

시집에서 사건을 자살로 보고 시신을 매장했지만 친정에선 타살을 주장하며
관에 고발을 했다.

목격자도 없고 증거도 없다.

과연 조선시대 "수사반"은 과연 이 사건을 어떻게 조사했을까?

KBS1TV 역사스페셜은 31일 오후 8시 조선시대의 검시법과 법의학 체계를
밝혀보는 "조선판 사건 25시-박여인 변사사건"을 방송한다.

정약용의 "흠흠신서"에 기록된 황해도 평산 박씨부인 변사사건이 토대다.

흠흠신서에 따르면 조선시대에 살인사건이 일어나면 관리가 반드시 현장에
가서 시체를 검열하는 검험을 실시했다.

시신의 상태를 자세히 기록하는"시형도"도 남겼다.

제작진은 박여인의 시형도를 복원해 당시 수사상황과 사건의 진상을
추적해본다.

이와함께 조선의 검험 교과서 "증수무원록"을 통해 다양한 검험방법도
살펴본다.

오래된 혈흔을 숯불과 초산을 이용해 찾아내는 고초법이나 시체에 난 상처
를 눌러 자살.타살 여부를 밝히는 시반 판별법같은 과학적수사법이소개된다.

제작진은 "억울한 죽음을 없게하라, 삼가고 또 삼가라"는 조선시대 수사
지침을 통해 당시 죽은 이는 물론 피의자의 인권까지 세심히 신경을 쓰는
법정신이 살아있었다고 강조한다.

< 김혜수 기자 dearsoo@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7월 3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