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그룹 구조조정은 대우가 주도권을 쥐고 추진하게 됐다.

금융감독위원회와 대우 채권단은 30일 대우 구조조정의 주도권을 채권단이
행사하기엔 한계가 있다고 보고 계열사 매각 외자유치 외채만기연장협상
등을 김우중 회장 책임하에 대우가 주도적으로 실천하도록 했다고 밝혔다.

금감위 관계자는 "대우가 맡긴 계열사 지분 등의 담보는 채권단이 인수한
것이 아니어서 채권단이 구조조정의 주도권을 행사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그동안 논란을 빚었던 대우 구조조정 주도권 문제는 대우가
앞장서 구조조정을 계획대로 추진하고 채권단은 감시와 측면 지원을 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게 됐다.

다만 금감위와 대우 채권단은 계열분리와 출자전환 등은 채권단이 대우측과
협의해 주도적인 역할을 하기로 하고 이같은 방침을 대우측에 알렸다.

채권단은 이에 따라 대우그룹에 자금관리단을 파견하는 등의 경영권 침해
소지가 있는 행동은 자제하기로 했다.

(주)대우 장병주 사장도 이날 서울 힐튼호텔에서 열린 "사내회사 설명회"
에서 "대우가 연말까지 구조조정을 주도할 것이며 채권단은 지원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밝혀 이 문제와 관련, 충분한 사전협의가 있었음을 시사했다.

이에 따라 30일 정식 발족한 대우그룹 구조조정 전담팀은 기존 대우그룹
구조조정계획의 틀은 바꾸지 않고 대우가 제일은행과 맺은 재무구조개선약정
을 토대로 자구계획 이행 일정을 약간 앞당기는 정도의 방안을 확정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구조조정 주도권을 갖게된 대우는 이날 국내에 있는 외국계 은행 및 해외
채권은행 70여곳에 협조 공문을 보내 만기가 도래하지 않은 여신의 상환요구
자제와 만기 여신의 상환연장을 요청했다.

대우는 외국계 채권은행이 대우에 신규 여신을 지원할 경우 해외자산을
담보로 제공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라고 밝혔다.

한편 금융감독위원회는 30일 각 은행에 지도공문을 보내 대우그룹의 수출입
금융지원과 협력업체의 진성어음 할인에 협조해 줄 것을 요청했다.

< 이익원 기자 iklee@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7월 3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