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령왕릉은 수많은 삼국시대 고분 가운데 누가 묻혀있는지가 최초로 밝혀진
왕릉이다.

경주에 1백55개의 고분이 있지만 피장자가 확인된 예는 없었다.

고구려도 마찬가지다.

따라서 무령왕릉에서 발굴된 유물은 백제를 비롯 신라 고구려 유물의 연대를
잡는 기준이 됐다.

무령왕릉의 구조와 출토된 유물은 중국 양나라 양식을 모방한 것으로
보인다.

발굴된 유물들은 백제문화의 수준과 풍속을 알려주는 중요한 자료로 평가
받고 있다.

무령왕릉에서 발견된 이 두침(국보 제164호.국립공주박물관 소장)은
백제후기(6세기)에 제작된 나무베개다.

발굴 당시 왕비 주검의 머리부분을 받쳐놨던 것이다.

나무토막을 역사다리꼴 모양으로 다듬고 윗부분은 U자형으로 파낸 뒤 붉은
칠을 했다.

가장자리를 따라가며 금박으로 테두리선을 둘렀다.

그 안에 육각형의 거북무늬를 연속적으로 표현한 점이 눈길을 끈다.

육각형 안에 흰색 붉은색 검은색 안료로 새 물고기 용 연꽃 비천상 등을
다채롭게 그려넣었다.

당시 불교가 백제에 널리 퍼져있었음을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거북모양 구획으로 표면을 장식한 기법은 백제인이 거북을 상서로운 동물로
여겼다는 점을 알려준다.

베개의 윗부분에는 나무로 조각해 만든 두마리 봉황을 서로 마주보게
붙였다.

아랫변 40cm, 윗변 44.2cm, 높이 33.7cm, 두께 12.2cm.

< 강동균 기자 kdg@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7월 30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