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공사장에서 나오는 소음과 먼지로 주거환경이 나빠져 주변 건물에
전.월세가 나가지 않을 경우 시공회사가 배상해야한다는 판정이 내려졌다.

이번 판정에 따라 공사장 주변에서 유사한 피해를 당해왔던 주민들의
손해배상청구가 줄을 이을 것으로 보인다.

환경부 중앙환경분쟁조정위원회는 29일 서울시 강동구 천호3동 오모씨 등
주민 8가구 25명이 건설회사 T사를 상대로 신청한 "아파트 재개발 공사장
소음 진동으로 인한 건물 및 정신적 피해"에 대한 분쟁조정 신청사건에서
T사는 주민들에게 모두 2천4백11만원을 배상하라고 판정했다.

건설공사로 건물에 금이가거나 정신적 피해를 입은 사례에 대한 배상판정은
자주 있었으나 전.월세까지 배상하라는 판정은 처음이다.

조정위원회는 공사장에서 생기는 소음이 싫어 세입을 기피할 수 있는 만큼
건설회사가 이를 배상해야 한다고 밝혔다.

다만 IMF사태 등 다른 요인으로 전세가 안나갔을 수 도 있는 점을 감안,
손실판정액의 절반만 지급토록 했다.

주민들은 또 공사가 시작된 이후 여관손님이 뚝 끊겼다며 이에 대한
피해보상도 요구했으나 조정위원회는 "공사가 대부분 주간에 이뤄져 주로
야간에 투숙하는 손님들에게 피해를 줄 여지가 적다"며 이 부분에 대한
손해는 배상하지 않아도 된다고 판정했다.

주민들은 지난 95년부터 T사가 아파트재개발공사를 위해 철거작업을
하면서부터 중장비들의 굉음 흙먼지 악취 등으로 세입자들이 빠져 나가고
다시 들어오는 입주자들이 없다고 주장, 손해배상을 요구했다.

피해주민 오씨 등은 "지금까지 받은 피해에 비해 손해배상 금액이 터무니
없이 적다"며 법원에 정식 손해배상을 청구하겠다고 밝혔다.

< 김광현 기자 kkh@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7월 30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