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미국의 컴퓨터업체인 애플사로부터 1억달러의 외자를
유치했다.

이윤우 삼성전자 반도체총괄 대표이사 사장은 29일 미 캘리포니아주
쿠퍼티노시에 위치한 애플 본사에서 스티브 잡스 애플 CEO(최고경영자)와
만나 삼성전자가 발행한 1억달러규모의 CB(전환사채)를 애플이 매입키로
계약을 체결했다.

애플은 삼성이 생산하는 TFT LCD(초박막 액정표시장치)를 안정적으로
공급받기 위해 투자를 결정했다.

이번 계약은 세계 일류기업이 한국의 기업을 전략적 파트너로 삼기위해
거액을 투자했다는 점에서 주목되고 있다.

이번 외자유치는 삼성전자로서는 올들어 지난 1월 미국 인텔로부터
램버스 D램 투자용으로 1억달러를 유치한데 이어 두번째다.

전환사채 발행조건은 만기 3년,금리 2%이며 2001년 이후 주식이나
DR(주식예탁증서)로의 전환이 가능하다.

주식 전환가격은 27일 종가에 30%의 프리미엄을 붙인 21만9천50원으로
결정했다.

삼성은 이 자금을 천안의 TFT LCD(초박막 액정표시장치) 4공장 건설에
전액 투자하기로 했다.

내년 하반기부터 가동에 들어갈 4공장은 4세대 TFT LCD로 세계최대
크기인 730mmx920mm 사이즈 기판을 가공할수 있는 설비를 갖추게 된다.

삼성전자는 기존라인에 대한 보완투자 방식으로 TFT LCD 생산을 현재
월 40만장(13.3인치기준)에서 연말까지 46만장으로 늘리는 작업을
진행중이다.

4공장이 완공되는 내년 하반기면 삼성의 TFT LCD 생산능력은 월
65만장 수준으로 늘어나게 된다.

애플이 삼성전자에 투자키로 결정한 것은 수요급증으로 물량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TFT LCD를 안정적으로 공급받기 위한 것이다.

애플은 "아이맥"데스크탑 PC의 후속모델인 "아이북" 노트북PC에 삼성이
공급한 TFT LCD를 채용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 이윤우 사장은 "이번 계약으로 삼성과 애플은 전략적 제휴
관계를 한층 밀접히 할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TFT LCD 세계시장은 모니터용의 경우 올해 4백만장에서 내년 7백만장으로
늘고 노트북PC용은 같은기간 2천만대에서 2천3백만대로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전문조사기관인 IDC재팬은 TFT LCD 시장이 올해 1백억달러에서 내년
1백20억달러로 확대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 강현철 기자 hckang@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7월 30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