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가 구조조정계획을 발표한 지난 19일 이후 외국인투자자와 기관투자가의
매매종목에 변화조짐이 일고 있다.

변화추세는 ''검은 금요일''의 폭락을 거치면서 더욱 확연해지는 추세다.

외국인은 핵심우량주를 처분하는 대신 법정관리기업등 그동안 거들떠 보지도
않던 종목을 사들이고 있다.

기관들은 핵심우량주를 꾸준히 매수하고 있지만 금융주들을 처분하고 있다.

또 실적호전주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 외국인 ]

외국인투자자들의 입맛이 변했다.

사는 종목이 달라졌다.

법정관리기업, 워크아웃기업, 화의기업 중에서 뼈를 깎는 구조조정으로
재기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는 이른바 턴어라운드(turn around)기업에 군침을
흘리고 있다.

대우쇼크의 직격탄을 맞은 낙폭과대 금융주, 경기호전으로 올해 실적이
좋아질 것으로 예상되는 종목들도 입질대상이다.

핵심우량주 업종대표주들만 편식하던 외국인의 기존 습관이 최근들어 확
바뀌고 있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우량주에서는 더이상 먹을 것이 없다고 느낀 외국인이 또다른
사냥감으로 주변종목 찾기에 나섰다고 보고 있다.

입맛이 까다로운 외국인이 사는 종목이라면 관심을 가질만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견해다.

<>턴어라운드(turn around)기업 매수 ="대우 쇼크"가 불거진 지난 19일이후
외국인이 가장 많이 사들인 종목은 법정관리를 받고 있는 기아자동차다.

외국인은 20~27일까지 기아자동차 2백4만주를 순수하게 사들였다.

외국인이 경제위기를 초래하는데 한몫 단단히 한 기아자동차를 사들이고
있는 것이다.

외국인 순매수 상위 11위종목은 워크아웃대상인 동아건설로 24만2천주를
순매수했다.

화의업체인 진로도 이기간동안 외국인이 19번째(10만7천주)로 많이 산
종목이다.

증시 관계자들은 외국인이 법정관리기업이나 화의업체 과감하게 편입하는
것은 상상할 수도 없던 일이라고 전했다.

증시 관계자들은 "이들기업이 구조조정에 성공했다는 증거"라고 분석했다.

한화에너지 두산 효성 등 과감한 구조조정을 감내한 기업들도 순매수상위
종목에 랭크됐다.

<>낙폭과대금융주및 실적호전주 매수 =외국인은 은행주중에서 국민은행
주택은행을 많이 사들였다.

이달초만해도 이들종목을 팔던 것과는 대조적이다.

증시 관계자들은 "외국인이 내재가치이하로 주가가 떨어졌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대우그룹 계열사인 대우증권을 적극적으로 사들인 점도 눈에 띈다.

실적호전이 예상되는 종목도 많이 사들였다.

내수회복의 수혜주인 현대자동차, 엔화강세수혜주인 삼성중공업, 반도체
호황의 수혜주인 LG반도체 미래산업 등이 순매수 상위종목에 들었다.

금융주중에서 실적호전이 기대되는 부산은행 동원증권 SK증권 서울증권
등을 대거 사들였다.

<>핵심우량주 매도 =삼성전자 한전 포철 한국통신 등 핵심우량주들은 대거
순매도 상위종목에 들었다.

전문가들은 외국인이 차익실현에 나섰다고 보고 있다.

외국인이 한국 대표주를 처분하면서 전체 외국인매매 동향도 순매도를
나타냈다.

[ 기관 ]

가장 큰 특징은 금융주를 대거 처분하고 있다는 점이다.

또 삼성전자를 비롯해 한전 포철 한국통신등 핵심우량주를 다시 매수하기
시작했다는 것도 눈에 띤다.

실적호전이 확실한 종목을 주로 매입했다는 점도 눈여겨볼만 한다.

결국 안전성을 위주로한 수익률 창출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금융주 외면 =지난 20일이후 기관이 많이 사들인 20개 종목중에 금융주는
하나도 없다.

대신 무더기로 팔이치웠다.

대우쇼크로 가장 큰 피해를 입은 것으로 알려진 외환은행은 기관매도 1위에
올랐다.

국민은행 하나은행 한빛은행 한미은행 조흥은행 광주은행 등도 매도 상위
20위에 끼었다.

기관들은 대우의 구조조정 계획이 발표된 지난 19일까지는 금융주를 꾸준히
사들였다.

외환은행은 이 기간중 기관 순매수 1위였다.

신한 하나 대우은행등을 주로 사들였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대우사태의 처리문제가 큰 방향은 잡혔지만 아직 정리할
게 많이 남아있다는 점에서 금융주를 매수하기는 부담스러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빅5 재매수 =빅5의 상승세가 지난달 말을 고비로 주춤한 사이 기관들은
옐로칩을 주로 사들였었다.

그러나 대우사태이후 삼성전자를 비롯 한국통신 한국전력 포철 등 SK텔레콤
을 제외한 빅5를 다시 매수하고 있다.

증권업계 관계자들은 이같은 현상을 수익률유지를 위한 투자전략 때문으로
풀이하고 있다.

주가의 등락폭이 심해지자 믿을 수 있는 확실한 종목을 선택하고 있다는 것.

또 빅5는 수익률 제고에 꼭 필요한 종목들이다.

올해초부터 펀드들은 빅5를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해 왔다.

따라서 빅5종목이 하락할 경우 펀드들의 수익률은 떨어질 수 밖에 없다.

결국 수익률도 높이면서 안전한 투자를 하기 위해 이들 종목을 다시
매수하고 있는 셈이다.

단기적으로 오르는 폭이 적어도 확실한 길을 가겠다는 뜻이다.

<>정석투자 강화 =빅5매수와 맥을 같이한다.

사실 지난달부터 기관들은 하반기 유망종목에 대한 투자를 늘렸다.

상승폭이 빅5보다도 훨씬 높아 수익률이 좋다는 점에서다.

그래서 옐로칩은 물론 LG건설등 건설주와 현대자동차등 수출주도주와 같이
하반기에 실적호전이 예상되는 업체에 투자비중을 높였다.

그러나 대우사태이후에는 실적이 분명하게 드러나 있는 것에 포커스를
맞추고 있다.

예컨대 빅5는 물론 대덕전자 성미전자 대덕산업등을 매수하는 게 이런
유형에 해당된다.

유행하고 있는 소테마주에 발빠르게 대응하는 것도 이같은 이유에서다.

< 조주현 기자 forest@ 조성근 기자 truth@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7월 29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