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위원회가 기관투자자에 대해 수익증권 환매를 자제해줄 것을
요청한 사이 노동부와 담배인삼공사 한국토지공사 등 공기업들이 증권사에
대해 수익증권 환매를 요구한 것으로 드러났다.

27일 금융감독위원회와 금융계에 따르면 노동부는 지난 26일 2백19억원의
MMF(머니마켓펀드) 환매를 요구했다.

또 담배인삼공사는 1백30억원, 한국토지공사는 2백19억원, 공무원연금은
1백20억원을 각각 환매해 줄 것을 요구했다.

이밖에 강원은행 부산은행 등 금융기관도 이날 오전중 3천1백60억원의
환매를 요구했다.

서울보증보험도 2백80억원의 환매를 요청했다.

이에대해 금감위는 27일 오후 뒤늦게 각 부처들에 대해 환매요구를 자제해
줄 것을 요청했다.

관계자는 "금융메커니즘을 잘 모르고 환매요구를 한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나 일부 부처는 금감위에 대해 공문을 요구하는 등 정부차원의 시장
안정대책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듯한 태도를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금감위 등 정부는 지난 25일 오후 시장안정대책을 발표하면서 기관투자자
등에 대해 유동성을 충분히 지원하고 공적 자금을 투입할 용의가 있다며
환매자제를 요청했다.

정부와 공기업의 환매요구 사실이 알려지면서 정부가 앞장서 금융시장의
불안을 조장한다는 비난이 거세지자 관련기관들은 "환매를 요구한 것이
아니라 그냥 상황을 알아본 것뿐"이라고 해명했다.

A증권은 그러나 이날 작성한 자금유동성 현황보고를 통해 노동부 등
수익증권환매를 요구한 기관과 요구금액을 명시했다.

< 허귀식 기자 window@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7월 28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