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지법 형사합의30부 (재판장 이근웅 부장판사)는 27일 거액의 외화를
해외로 빼돌린 혐의 등으로 구속기소돼 징역 12년이 구형된 신동아그룹
전회장 최순영(61) 피고인에게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재산국외도피죄
등을 적용, 징역 5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또 공범인 김종훈 신아원 전대표와 최씨에게서 해외로 빼돌린
돈 1천9백64억여원을 공동으로 추징토록 명령했다.

김씨는 징역3년에 집행유예 5년을 선고받았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재산도피에 대한 검찰의 공소사실이 모두 인정된다"
며 "그러나 이 사건 범행이 주로 도피중인 고충흡씨가 주도했고 최씨는
단지 이를 수락해 지시한 만큼 정상을 참작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이어 "최씨가 부실한 계열사에 대한 불법대출로 대한생명의
경영부실을 초래하고 보험계약자에게 손해를 입힌 사실은 엄벌에 처해
마땅하다"며 "그러나 20여년간 재벌총수로서 사회 각 분야에 기여한 점을
인정해 형량을 줄였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최씨와 함께 기소된 대한생명 전사장 박종훈 피고인 등 4명에
대해서는 특가법상 배임혐의를 적용, 징역 2년6월에 집행유예 3~4년씩을
각각 선고했다.

최씨는 지난 96년 5월부터 1년여동안 수출서류를 위조, 국내 4개 은행에서
수출금융 명목으로 대출받은 1억6천5백여만달러를 해외로 빼돌린 혐의로
난 2월 구속됐다.

최씨는 또 신동아그룹 계열사에 1조2천여억원을 불법대출 받고 대한생명
공금 8백80억원을 횡령한 혐의로 지난 4월 추가기소됐다.

< 손성태 기자 mrhand@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7월 28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