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보 사이버 쇼핑몰 ]]

PC사용경력 5년째인 회사원 L(31)씨.

얼마전 그는 오래묵은 486기종 PC를 최신 제품으로 바꾸면서 말로만 듣던
사이버 쇼핑을 실험했다.

제대로 될까 하는 의구심이 앞섰던 전자상거래.

그러나 주문 이틀만에 집으로 도착한 PC를 보면서 생각을 바꾸게 됐다.

펜티엄II 4백MHz 중앙처리장치(CPU)를 채용한 PC와 17인치 모니터가 모두
1백76만원.

용산전자상가를 돌여 하루 종일 다리품을 팔아야 살 수 있는 가격에 책상
앞에 앉아 클릭 몇번만으로 원하는 제품을 구입한 것이다.

''멋진 사이버 신세계!''라는 감탄사가 절로 나왔다.

L씨는 사이버 쇼핑몰을 운여하는 컴퓨터 판매업체들이 말하는 ''최적의
사이버 고객''이다.

PC를 사용한 지 꽤 오래돼 필요로 하는 기기의 수준(하드웨어 스펙)이
어떤지, 그 수준에 맞는 제품으로 어떤 업체의 어느 기종이 있는지를 안다.

제품과 적정가격에 대한 사전지식을 갖고 물건을 사기 때문에 구입한 뒤
후회하는 일도 별로 없다.

인터넷을 통해 물건을 사는 사이버 쇼핑.

컴퓨터와 친하고 많이 쓰는 사람들이 택하는 구매방식인 만큼 자연스럽게
PC가 쇼핑의 "우선 순위"에 꼽힌다.

최근 각 PC업체가 인터넷 쇼핑몰을 강화하고 독립적으로 PC쇼핑몰을
운영하는 곳도 많이 생기면서 인터넷 판매물량도 부쩍 늘어나는 추세다.

삼보컴퓨터(www.trigem.co.kr)는 사이버 쇼핑몰 분야에서도 손꼽히는 업체다

6월초 문을 연 인터넷 쇼핑몰(shop.trigem.co.kr)은 한달만에 2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대개의 쇼핑몰이 개장 초기 2~3개월 동안 2천만~3천만원 정도, 유명한 종합
사이버쇼핑몰이 1억원 선인데 비하면 대단한 성공이다.

삼보컴퓨터 권혁상 마케팅 커뮤니케이션 팀장은 "평균에 비춰보면 매우 높은
수준이지만 회사의 기대와 투자액이 그만큼 많았다"라고 말했다.

다른 업체들과는 다른 각도에서 인터넷 쇼핑몰에 접근하고 많은 돈을
투자했기 때문에 이런 수확이 가능했다는 것이다.

삼보컴퓨터가 사이버 쇼핑몰을 만든 목적은 두가지.다가오는 사이버 상거래
시대에 대비하는 것과 대리점 없는 지역을 커버하자는 것이었다.

삼보컴퓨터의 전국 대리점은 4백50곳.

국내 PC업체중 가장 많은 대리점을 가진 곳이 1천여개를 확보한 데 비하면
절반에 불과한 수준이다.

대리점 숫자에 비례해 매출이 결정되는 PC업계의 특성상 경쟁사에 뒤질 수
밖에 없는 형편이다.

그렇다고 대리점을 무한정 늘릴 수도 없는 일이다.

때문에 삼보컴퓨터는 사이버쇼핑몰을 제 2의 대리점으로 설정, 그 개념에
맞춰 기획했다.

다른 PC업체들이 대부분 "시대의 흐름을 따라가는 차원"에서 쇼핑몰을
개설한 것과 달리 삼보는 쇼핑몰에 이런 "짐"을 지웠다.

또 "사이버 딜러" "한정 기획모델"등의 "영양제"도 투입했다.

사이버 딜러는 쇼핑몰에서 활동하는 일종의 영업요원.

사이버 딜러가 추천한 고객이 물건을 구매하면 딜러는 일정액의 현금을
인센티브(노트북 4만원.데스크톱 2만원)로 받게 된다.

현재 삼보컴퓨터 인터넷 쇼핑몰의 회원은 1만5천여명.

이 가운데 70%가 사이버 딜러가 됐다.

한정 기획모델은 쇼핑몰에서만 파는 초저가 상품.

체인지업 행사를 통해 교환된 중고 CPU와 마더보드로 만든 PC다.

펜티엄II 2백33MHz 중앙처리장치(CPU)와 32메가바이트(MB)메모리, 4.3기가
바이트(GB) 하드디스크드라이브(HDD)를 채용한 제품이 77만원.

CPU와 마더보드를 뺀 다른 부품은 모두 새것이다.

이 제품은 하루만에 10대가 모두 팔렸다.

삼보컴퓨터측은 앞으로도 이같은 기획상품을 계속 선보일 계획이다.

"실판매가격제"도 쇼핑몰 매출증대에 도움이 됐다.

삼보컴퓨터는 권장소비자가격과 실제 매장에서 팔리는 가격이 달랐던 기존
관행을 깨고 컴퓨터 값을 실제판매가격으로 낮췄다.

따라서 고객들이 "이곳저곳 돌아다녀 보고 사는 값이나 사이버몰에 들어가
클릭해서 사는 값이나 마찬가지"라는 믿음을 갖게 됐다는 것이다.

권 팀장은 "쇼핑몰에서 주문하면 전국 어느 곳이든 사흘안에 제품을 보내
준다"고 설명했다.

고객이 홈페이지에서 제품을 골라 지불을 마치면 쇼핑몰 관리자인 마케팅
커뮤니케이션팀은 구매내역을 유통팀으로 보낸다.

유통팀은 해당 지역의 삼보서비스센터로 제품보유 여부를 확인하고 필요한
경우 제품을 공장에서 공급토록 한다.

제품을 받으면 서비스센터는 고객이 받을수 있는 날짜와 시간을 확인해
발송한다.

삼보는 "지금까지는 쇼핑몰이 당초 구상대로 운영되고 있다"고 분석한다.

전체 구매고객의 83%가 대리점이 없는 지역에 사는 사람들로 나타나 우려
했던 기존 대리점들과의 갈등은 아직 없다.

총매출 가운데 데스크톱(62%)과 노트북(24%)의 비중이 높아 값싼 주변기기만
팔리는 "경량급 매장"이 되는 것 아닌가 했던 염려도 기우로 나타났다.

권 팀장은 "재미있는 콘텐츠를 많이 확보하고 회원을 내년 상반기 30만명
선으로 늘릴 계획" 이라며 "내년말께는 한달에 20억~30억원의 매출을 올릴
수 있을 것" 이라고 내다봤다.

< 조정애 기자 jcho@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7월 27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