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사이버] '국내 해커수사관 1호 이정남씨' .. 해커 교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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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만명의 해커를 양성하자"
사이버공간의 무법자이자 정보사회의 방해꾼인 해커를 키우겠다니.
그것도 10만명이나.
사이버 범죄조직의 수괴(?) 혐의로 잡혀 들어가려고 작정이나 한 것일까.
그러나 해커들이 이름만 들어도 벌벌 떠는 "가제트 형사"가 이 일에 나섰다.
얘기가 달라진다.
국내 해커수사관 1호인 이정남(44)씨.
얼마전까지 해커를 뿌리뽑기 위해 밤 새우기를 마다하지 않던 그가 거꾸로
"10만 해커 양병론"의 기치를 들었다.
그리고 20년간 입었던 경찰제복을 벗고 컴퓨터보안회사인 시큐어소프트의
기술이사로 자리를 옮겼다.
한국 최고의 "해커 사냥꾼"이 "해커 교관"으로 변신한 것이다.
"전산망에 무단침입해 정보를 빼내고 시스템을 파괴하는 인트루더(불법
침입자)나 크래커(파괴자)를 키우는게 아닙니다. 컴퓨터의 문제를 도끼
(hacker)로 장작 패듯 명쾌하게 해결하는 컴퓨터전문 기술자를 집중적으로
양성하자는 것입니다"
그는 최근 사이버공간에 해커들의 자유지대인 "해커스랩"
(www.hackerslab.org)을 만들었다.
아직 정식 훈련장을 열지 않았는데도 사이트 개설 20일만에 2만여명이
다녀갔고 게시판에 오른 글이 5백건을 넘는다.
이씨는 오는 8월초 문을 여는 3단계 훈련장을 준비하느라 요즘 눈코 뜰 새
없이 바쁘다.
초급 메뉴에서는 초보적 해킹기술을 사용하는 머드게임을 제공한다.
중급 메뉴를 선택하면 침입자를 막는 방어게임을 즐길 수 있다.
바이러스 방어프로그램과 공격 바이러스를 직접 만들어 보고 기초적인 암호
해독기술도 습득할 수 있다.
해킹에 어느 정도 자신있는 사람은 고급 단계에서 실력을 발휘하는 것도
가능하다.
여기서는 정보보호솔루션 업체가 만든 방화벽(침입차단 시스템)을 뚫어보게
한다.
보안구역에 침입해 숨겨진 정보를 찾아내는 해커에게는 상금도 준다.
초기투자비만 5억원이 들어가는 프로젝트다.
이런 파격적인 시도가 오히려 해킹범죄를 조장하지 않겠느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이 사이트에서 해킹기술을 체계적으로 배워 나쁜 곳에 써먹을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이다.
"컴퓨터 윤리교육과 함께 사후관리를 철저히 할 생각입니다. 미래의 사이버
범법자가 될 소지가 있는 사람들을 양지로 끌어내자는 의도이지요"
이씨는 지난 97년초의 "고등학교 입학기념 해킹사건"을 잊지 못한다.
부산 K고등학교 입학을 앞둔 김모군이 장난삼아 대기업인 D사의 PC통신망을
뚫고 들어가 4만여명의 E메일 자료와 게시판을 삭제하거나 내용을 바꿔
놓았다.
그리고는 "제가 뚫었습니다. 고등학교 입학기념으로..."라는 글을 남기고
유유히 사라졌다.
김군은 결국 10일만에 이씨에게 붙잡혔다.
이 사건은 국내 해킹범죄의 특징을 단적으로 설명한다.
해킹의 대부분은 어린 학생들이 실력을 과시하기 위해 재미삼아 시도하며
"범죄"라는 의식은 거의 없다.
단지 호기심을 충족시키고 자신의 능력을 검증해 보기 위해 시스템에
불법으로 침입, 복구할 수 없을 정도로 심한 피해를 입히고도 아무 죄의식
없이 빠져 나와 버린다.
이씨는 범죄예방만을 위해 이 일을 시작하지는 않았다.
제대로 된 해커를 키워 최고의 실력을 갖춘 네트워크보안 전문가를 배출
하고 해킹방지기술 수준을 높여 한국이 더이상 국제 해커들의 안마당이 되지
않도록 하는데 그 꿈이 있다.
"미국의 FBI나 CIA 컴퓨터망도 뚫리는 마당입니다. 한국은 지금 국제
해커들의 놀이터와 마찬가지입니다. 지난해 신고된 1백58건의 해킹사건
가운데 해외 해커들이 일으킨 사고가 1백23건이나 되지만 국내 해커들이
해외로 나간 것은 18건에 불과합니다"
이씨는 사이버시대에는 전자상거래가 경제의 주축을 이루며 국가안보의
관건은 정보보호에 달려 있다고 강조한다.
이 모든 것의 핵심이 컴퓨터보안이라는 것이다.
보안수준을 높이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실력있는 해커들을 키우고 곳곳에
포진시켜 한국의 정보네트워크를 지키는 길밖에 없다.
"해커들은 해커들이 가장 잘 압니다. 10만명의 해커를 키워 21세기 사이버
코리아를 지키는 수호천사로 만들 겁니다"
이씨는 해커스랩이 그 첫 발걸음이라고 말한다.
< 송태형 기자 toughlb@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7월 27일자 ).
사이버공간의 무법자이자 정보사회의 방해꾼인 해커를 키우겠다니.
그것도 10만명이나.
사이버 범죄조직의 수괴(?) 혐의로 잡혀 들어가려고 작정이나 한 것일까.
그러나 해커들이 이름만 들어도 벌벌 떠는 "가제트 형사"가 이 일에 나섰다.
얘기가 달라진다.
국내 해커수사관 1호인 이정남(44)씨.
얼마전까지 해커를 뿌리뽑기 위해 밤 새우기를 마다하지 않던 그가 거꾸로
"10만 해커 양병론"의 기치를 들었다.
그리고 20년간 입었던 경찰제복을 벗고 컴퓨터보안회사인 시큐어소프트의
기술이사로 자리를 옮겼다.
한국 최고의 "해커 사냥꾼"이 "해커 교관"으로 변신한 것이다.
"전산망에 무단침입해 정보를 빼내고 시스템을 파괴하는 인트루더(불법
침입자)나 크래커(파괴자)를 키우는게 아닙니다. 컴퓨터의 문제를 도끼
(hacker)로 장작 패듯 명쾌하게 해결하는 컴퓨터전문 기술자를 집중적으로
양성하자는 것입니다"
그는 최근 사이버공간에 해커들의 자유지대인 "해커스랩"
(www.hackerslab.org)을 만들었다.
아직 정식 훈련장을 열지 않았는데도 사이트 개설 20일만에 2만여명이
다녀갔고 게시판에 오른 글이 5백건을 넘는다.
이씨는 오는 8월초 문을 여는 3단계 훈련장을 준비하느라 요즘 눈코 뜰 새
없이 바쁘다.
초급 메뉴에서는 초보적 해킹기술을 사용하는 머드게임을 제공한다.
중급 메뉴를 선택하면 침입자를 막는 방어게임을 즐길 수 있다.
바이러스 방어프로그램과 공격 바이러스를 직접 만들어 보고 기초적인 암호
해독기술도 습득할 수 있다.
해킹에 어느 정도 자신있는 사람은 고급 단계에서 실력을 발휘하는 것도
가능하다.
여기서는 정보보호솔루션 업체가 만든 방화벽(침입차단 시스템)을 뚫어보게
한다.
보안구역에 침입해 숨겨진 정보를 찾아내는 해커에게는 상금도 준다.
초기투자비만 5억원이 들어가는 프로젝트다.
이런 파격적인 시도가 오히려 해킹범죄를 조장하지 않겠느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이 사이트에서 해킹기술을 체계적으로 배워 나쁜 곳에 써먹을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이다.
"컴퓨터 윤리교육과 함께 사후관리를 철저히 할 생각입니다. 미래의 사이버
범법자가 될 소지가 있는 사람들을 양지로 끌어내자는 의도이지요"
이씨는 지난 97년초의 "고등학교 입학기념 해킹사건"을 잊지 못한다.
부산 K고등학교 입학을 앞둔 김모군이 장난삼아 대기업인 D사의 PC통신망을
뚫고 들어가 4만여명의 E메일 자료와 게시판을 삭제하거나 내용을 바꿔
놓았다.
그리고는 "제가 뚫었습니다. 고등학교 입학기념으로..."라는 글을 남기고
유유히 사라졌다.
김군은 결국 10일만에 이씨에게 붙잡혔다.
이 사건은 국내 해킹범죄의 특징을 단적으로 설명한다.
해킹의 대부분은 어린 학생들이 실력을 과시하기 위해 재미삼아 시도하며
"범죄"라는 의식은 거의 없다.
단지 호기심을 충족시키고 자신의 능력을 검증해 보기 위해 시스템에
불법으로 침입, 복구할 수 없을 정도로 심한 피해를 입히고도 아무 죄의식
없이 빠져 나와 버린다.
이씨는 범죄예방만을 위해 이 일을 시작하지는 않았다.
제대로 된 해커를 키워 최고의 실력을 갖춘 네트워크보안 전문가를 배출
하고 해킹방지기술 수준을 높여 한국이 더이상 국제 해커들의 안마당이 되지
않도록 하는데 그 꿈이 있다.
"미국의 FBI나 CIA 컴퓨터망도 뚫리는 마당입니다. 한국은 지금 국제
해커들의 놀이터와 마찬가지입니다. 지난해 신고된 1백58건의 해킹사건
가운데 해외 해커들이 일으킨 사고가 1백23건이나 되지만 국내 해커들이
해외로 나간 것은 18건에 불과합니다"
이씨는 사이버시대에는 전자상거래가 경제의 주축을 이루며 국가안보의
관건은 정보보호에 달려 있다고 강조한다.
이 모든 것의 핵심이 컴퓨터보안이라는 것이다.
보안수준을 높이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실력있는 해커들을 키우고 곳곳에
포진시켜 한국의 정보네트워크를 지키는 길밖에 없다.
"해커들은 해커들이 가장 잘 압니다. 10만명의 해커를 키워 21세기 사이버
코리아를 지키는 수호천사로 만들 겁니다"
이씨는 해커스랩이 그 첫 발걸음이라고 말한다.
< 송태형 기자 toughlb@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7월 27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