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터넷 광고/홍보...현대자동차 ]

현대자동차 홍보실에 근무하는 이동주 과장.

그의 업무는 대언론홍보다.

홍보 기획은 물론 언론사를 직접 상대하랴, 기사 분석하랴, 잠시도 쉴 틈이
없다.

그러다 보니 시간이 모자라 업무에 혼란을 겪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그러나 요즘 업무가 훨씬 간편해졌다.

"홍보정보시스템"을 활용하는 언론사가 크게 늘어나서다.

이 시스템에는 회사가 외부에 공개해도 좋다고 판단한 자료나 사진은 모두
들어 있다.

기자들이 구태여 전화를 걸어 자료를 보내달라고 요청할 필요가 없다.

몇번의 마우스 클릭으로 자신이 원하는 정보를 신속하게 얻어낼 수 있기
때문이다.

자료를 요청하고 팩시밀리나 퀵서비스를 통해 전달받던 과거 방식과는
효율이 근본적으로 다르다.

단순업무에서 벗어난 이 과장은 이제 전략적인 홍보에 보다 많은 시간을
할애할 수 있게 됐다.

현대자동차 홍보정보시스템(pris.hyundai motor.com)이 개설된 것은 지난
96년 12월.

국내 기업 첫 사례다.

보도자료와 회사 소개자료, 자료 사진, 자동차산업자료 등이 메뉴 방식으로
상세히 정리돼 있다.

지난 86년부터의 보도자료 1천2백여건과 자동차산업자료 4백여건이 게재돼
있으며 사진자료 1천1백여건이나 수록돼 있다.

가입회원수는 9천4백여명.

국내 기업홍보 데이터베이스로는 최대 규모다.

접속 횟수도 월 평균 5만회에 이른다.

그러나 이 회사는 이 시스템에 대한 대대적인 수술을 벌이고 있다.

사내 정보 교류가 늦고 자료 수집이 어려운데다 시스템이 체계화돼 있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따라서 언론사나 고객의 정보 요구에 빠르게 대응하기 어렵고 체계화된
언론사 관리도 어렵다는 것이다.

시스템 명칭도 "홍보통합관리시스템"으로 전환했다.

우선 과거 홍보실과 마케팅실에 국한됐던 사내 네트워크를 전사로 넓히기로
했다.

각 사업장과 본부별로 홍보 네트워크를 구축해 데이터베이스를 공유한다는
구상이다.

게다가 이 홍보통합관리시스템에는 일방적인 커뮤니케이션 방식이던 기존
시스템과는 달리 쌍방향 커뮤니케이션 기능 도입했다.

회사의 중역들과 인터뷰가 언제든지 가능하도록 중간에서 다리를 놓는다는
얘기다.

궁극적으로는 인터뷰까지도 고려하고 있다.

특정 사안을 놓고 수십명의 기자들과 인터넷을 통한 기자회견도 가질 수
있다.

이 시스템의 핵심적인 기능이다.

해외 언론들도 한국에 오지 않고도 가상공간을 통해 취재가 가능하다.

이같은 기능은 홍보의 일관성과도 무관치 않다.

각 사업장과 본부별 네트워크를 통합해 한 목소리를 내는 것이 리스크
관리에도 유리하다는 판단에서다.

전사원들의 사내 홍보마인드도 제고할 수 있는 기회라고도 판단하고 있다.

또다른 특징은 기사분석시스템이다.

현대자동차와 관련된 기사의 내용은 물론 기사의 크기까지도 일일이 분석해
낸다.

이를 통해 현대자동차에 대한 각 언론사의 성향과 출입기자의 호감도까지
분석할 수 있다.

정량 분석은 물론 정성 분석도 가능하다는 얘기다.

현대는 이를 토대로 각 언론사와 기자에 맞는 홍보 전략을 마련한다는
구상이다.

전략 홍보와 타겟 홍보를 시작하겠다는 계획인 셈이다.

기사분석시스템이 제대로 가동되면 일정기간 동안의 보도 행태를 분석해
특정 사안을 회사에 유리한 이슈로 만들어 나갈 수도 있으며 또 리스크
요소를 제거해 나갈 수도 있다는게 회사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물론 첨단 기능도 포함된다.

지금은 보도자료를 내는 데도 수많은 절차가 필요하다.

그러나 이 시스템이 완벽히 갖춰지면 보도자료를 지금처럼 E메일을 통해
보내는 외에도 인터넷팩시밀리를 통해 보내기도 한다.

또 인터넷을 통한 자동호출기능을 통해 보도자료 발신을 수신자에게 알려
주기도 한다.

원 클릭으로 수많은 언론사에 보도자료 배포가 완료되는 셈이다.

< 김정호 기자 jhkim@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7월 26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