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봉균 재정경제부 장관은 "시장의 신뢰만 회복되면 대우 구조조정이 성공
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 장관은 24일 전국경제인연합회 주최로 제주 신라호텔에서 열린 최고
경영자 하계세미나 강연을 통해 대우문제가 빚어진 배경과 해결방안 등을
구체적으로 설명했다.

그는 대우의 구조조정이 성공할 수 있다고 확신했다.

이헌재 금융감독위원장도 이날 세미나에 앞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대우
문제는 공개적이고 투명하게 풀어날 것이기 때문에 시장이 동요할 필요는
전혀 없다"고 강조했다.

이 위원장은 또 25일 경제정책조정회의가 끝난 뒤 기자회견을 갖고 "이번
위기는 국내 금융시장이 넘어야 하는 사실상 마지막 고비"라며 "시장 자체가
살아 있어야 투자자들도 있는 만큼 다같이 협조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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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금감위 기자간담회에서 출자전환과 담보자산매각을 밝힌 배경은.

"금융기관이나 기관투자자들의 행동이 무분별하고 무책임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동안 우리 금융시장이 내부 취약점을 잘 견뎌왔는데 이제와서 개별 이해
관계에 매달리면 되겠는가.

우선 시장이 있어야 부채 회수가 된다.

이제 대우 문제를 내놓고 공개적이고 투명하게 풀어나갈테니 시장이 동요할
필요가 없다.

지난해 그 어려웠던 경제위기상황을 잘 극복하지 않았는가.

지금은 국내보다 해외의 불안요인이 더 큰상황이다.

위안화 문제, 미국의 인플레이션 등이 우려된다.

이에 비해 우리 경제는 안정된 편이다.

대우의 단기 유동성 문제는 내주초에 끝날 것이다"

-대우 문제를 투명하게 처리할 복안이 있는가.

"채권단회의에서 이견이 나온 것이 벌써 공개적으로 하는게 아닌가.

단기 유동성 위기는 늦어도 26일께 해소될 것이다.

대우에만 맡기지 않고 주채권 은행이 직접나설 것이다.

우선 대우를 한덩어리로 묶어 시간에 쫓겨 팔지는 않는다.

독립법인화, 계열분리, 필요하면 출자전환을 이용할 것이다.

해외 채권단을 안정시키기 위해 앤더슨그룹이나 국제투자은행 등을 활용해
대우 구조조정 전 과정을 검검할 것이다"

-대우가 제시한 담보는 처분되는 것인가.

강봉균 장관은 김우중 회장의 담보를 사재출연으로 해석했는데.

"법률적으로 정확하게는 담보로 제공된 것이다.

담보는 구조조정이 계획대로 진행되지 않을 때는 처분 가능하다.

그런데 대우전자 등은 독립해서 구조조정하게 되어 있기 때문에 담보로
제공돼 있는 대우전자 주식은 당연히 처분된다.

따라서 구조조정을 위해서는 출연과 비슷한 담보다.

즉 출연적 성격을 가진 담보다"

-삼성의 대우자동차 인수설이 있는데.

"누구도 심각히 생각해본 적이 없는 안이다.

자동차산업은 전 세계에서 몇개 기업만 살아남는 산업이다.

누가 간단히 가져갈 수 있는게 아니다.

기술, 국내외 시장, 제휴도 있어야 한다.

자금여유가 있는 삼성이 가져갈 수 있는 단순한 사업이 아니다"

-투신권 실무자들이 상당한 애로를 겪는다고 하는데.

"실무자들은 자신의 책임을 면하려고만 한다.

사실 투신권에서 떠안을 것은 2조 남짓밖에 안된다"

-대우가 어느정도 액수의 자구를 해야 하는가.

"대우가 14조원의 자산을 매각하겠다고 했다.

대우 문제는 가시성 문제에 대한 신뢰기반이 무너져 혼란스러워진 것이다.

서두르다 보니 의구심을 갖는 사람들이 있다.

신뢰성의 악순환이 문제다.

그러나 대우가 구조조정을 추진하려는 확실한 의사가 있다.

신뢰가 무너지다보니 대우는 서두르게 되고 그 과정에서 환매권이라도
동원해 팔아야 한다는 압박을 받게 된다.

신뢰성 회복이 문제다"

-대우의 구조조정이 잘 되겠는가.

"대우의 의지는 강하다.

잘 되리라 본다.

그러나 어려움도 상당하다"

-대우의 출자전환 규모는.

"실사가 끝나지 않았다.

대우조선은 장부가격보다 훨씬 가격이 높을 것이다.

급히 싸구려로 팔면 대우나 채권단이 모두 손해를 본다.

따라서 반듯한 상태로 만들고 나서 팔겠다는 것이다"

-대우에 6개월 시한을 줬는데 짧다는 지적이 있다.

"정부가 준 시한이 아니라 대우가 애초 약속했던 시한이다.

대우는 이미 1년전에 구조조정에 착수했다.

대우전자는 양해각서를 교환한 단계고 통신은 마무리단계다.

대우가 어려운 것은 대우자동차라는 큰 덩어리 때문이다.

주변을 정리해놓고 대우차를 처리해야 할 것이다"

-출자전환시 기존 주식 감자 가능성은.

"모든 것이 공개적이고 투명하며 객관적으로 갈 것이다.

감자를 안한다는 것은 그만큼 가치가 있다는 것이고 가치가 없다면 감자를
해야 하지 않는가"

-대우 해체로 봐도 되는가.

"예단할 필요는 없다.

대우는 연말까지 9개사만이 자동차와 무역 중심으로 재편될 것이다"

-대우자동차, 대우증권의 향방은.

"대우가 자동차와 관련해 GM과 최선을 다해 협상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

대우증권은 주식이 다 담보로 나와 있다.

필요하면 처분하는 것이다"

-제일은행 매각과 대우 문제의 관련성은.

"관련없다.

다만 뉴 브리지와 제일은행 거래기업 여신 처리방안에 대해 기본 합의를
끝냈다"

-삼성자동차가 대우로 인수되는 기본 구상은.

"달라진게 없다.

대우는 나름대로 삼성자동차 인수가능성을 검토할 것이고 채권단은 부채
회수를 위해 가장 타당한 안을 찾게 될 것이다"

-대우자동차 경영권까지도 해외에 넘어가는가.

"뭐라 말할 수 없다.

협상결과에 따라 달라진다.

자동차 시장은 성숙돼 전세계에서 메이저 개념이 대두한 상태다.

그 과정에서 어떻게 살아남느냐가 관건이다"

-대우 유동성 문제가 걱정없다다는데 무슨 뜻인가.

"대우 유동성 문제는 조만간 안정될 것이다.

출자전환 등 시장 동요를 막는 장치에 대한 고려가 끝났다.

채권 은행단이 안하겠다는 것은 시장을 포기하겠다는 것인데 그런 일은
없을 것이다"

< 제주= 이익원 기자 iklee@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7월 26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