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신권과 증권업계는 25일 정부의 투신사 긴급유동성지원을 비롯한 정부의
금융시장 안정대책에 대해 전적으로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이들은 이번 조치로 지난주말 일부 발생했던 투자자들의 환매요청이 일단
자제되고 주식시장도 안정을 되찾는 등 금융시장 불안요인이 상당부분
해소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그러나 외국인들은 대우문제에 대한 대책이 아직도 미흡하다며 부정적
평가에 무게를 두었다.

<> 투신권 =최태현 한국투신 전무는 "시의적절했다"고 밝혔다.

지난주 일부 고객들이 대우에 대한 자금지원과정에서 등급이 낮은 대우그룹
채권을 인수해 주는 것이 아니냐는 의구심으로 일부 법인들이 환매움직임을
보였고 이번주에는 개인투자자들에게까지 이같은 환매사태가 번질 수도 있을
것으로 우려됐었다.

이런 시점에서 정부의 지원방안이 발표돼 금융시장은 상당히 안정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최 전무는 "현재 3투신사에서 매일 롤오버되는 채권의 규모는 5조원 정도
인데 최대 20조원까지 지원할 수 있다고 밝힌 만큼 향후 유동성에는 별
문제가 없다"고 전망했다.

권경업 대한투신 제3채권운용팀장도 "대우문제에 대해 정부가 책임지고
구조조정하겠다의 의지를 표명한 것은 평가할만하다"라고 밝혔다.

그는 "정부가 앞으로 대우 구조조정을 포함한 금융시장 안정대책이 어떻게
실천하느냐가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 증권계 =김경신 대유리젠트증권 이사는 "당국이 사태의 심각성을 인식
하고 신속하게 이같은 대책을 내놓은 것인만큼 환영할만하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이번 문제의 핵심이 대우처리에서부터 비롯된 것인 만큼 이 부분에
대한 대책이 좀더 강력했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고 지적했다.

<> 외국인 반응 =외국인들은 "좀 더 두고 보겠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금융시장의 혼란이 확산되는 것을 막기 위해 한국은행에서 2~3조원의 긴급
자금을 지원키로 한 것은 한단계 진전된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반면 최고경영자에 대한 책임문제가 불분명하고 대우그룹 계열사의 매각과
구조조정의 강도도 지난번 발표와 크게 다르지 않다고 지적하고 있다.

고객의 환매요청으로 유동성 위기를 겪을 우려가 있는 투신사에 대해
2~3조원을 긴급 지원해 급한 불을 끄는 동안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할 수
있느냐를 지켜봐야 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익명을 요구한 한 외국증권사의 서울지점장은 "이날 발표된 대책은 한국은행
에서 투신사에게 긴급자금을 지원하고 장기적으로 투신사에도 공적자금을
투입할 수 있다는 것을 확인한 것이 의미가 있다"면서도 "골격은 지난 19일
에 발표됐던 것과 크게 차이가 나지 않는다"고 분석했다.

지난 19일이후 외국인들이 5천2백억원어치의 주식을 팔아치웠던 것을
감안할 때 이날 발표로도 외국인 매도행진을 멈추게 하는데는 한계가 있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다른 외국증권사 이사도 "대우그룹 문제는 한국정부가 부실기업을 어떤
원칙을 갖고 처리하는가를 보여 주는 중요한 시험대"라며 "지난 97년7월부터
10월까지 기아그룹 문제를 투명하게 처리하지 못함으로써 외국인들의 실망을
샀던 것을 상기해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 홍찬선 기자 hcs@ 안재석 기자 yagoo@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7월 26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