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약을 안고 있는 뇌관은 조심스럽게 다루지 않으면 사고를 내고 만다.

30년간 땅속에서 썩고 있던 폭탄도 새 폭탄과 마찬가지로 주의하지 않으면
터지고 만다.

주초에 대우그룹의 구조조정이 발표됐을 때만 해도 많은 사람들은 뇌관이
제거된 것으로 생각했다.

채권단 사이에서 마찰이 빚어지면서 사람들의 생각이 달라지기 시작했다.

정부가 뇌관을 완전히 제거하지 못했다는 의심이 확산되면서 급기야 자금
시장이 동요하는 사태로 번졌다.

원래 장외악재로 주가가 폭락했을 땐 더 없이 좋은 매수타이밍이다.

그러나 자금시장에서 발생한 악재는 사정이 다르다.

정부가 팔을 걷어붙이지 않으면 안되는 형국이다.

< 허정구 기자 huhu@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7월 24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