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정경제부 직원들이 위암 치료 뒤에도 몸을 돌보지 않고 근무하다 7개월
만에 다시 병을 얻은 동료를 위해 두번째로 힘을 모았다.

재경부 감사담당관실에 근무하는 이종국 사무관(42).

그는 지난해 12월 위암을 발견하고 동료들의 도움을 받아 어렵게 1차 수술
을 받았다.

그때 모인 성금이 1천2백만원.

이 사무관은 직원들의 십시일반에 보답이라도하듯 수술 뒤에도 무리하게
근무를 하다 암이 도지면서 최근 서울대 병원에 입원하게 된 것.

직원들은 다시 한번 뭉쳤고 지금 각 실국별로 온정이 답지하고 있다.

이 사무관은 특히 입지전적 사연을 지닌 인물이어서 주위를 더욱 안타깝게
하고 있다.

가정 형편이 어려웠던 그는 75년 상고를 졸업한 뒤 은행원으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뒤늦게 한남대와 서울대 행정대학원을 다니면서 89년 행정고시 32회에
응시, 수석합격의 영예를 차지했다.

고시 동기생들에 비해 예닐곱살이나 많은 이 사무관은 맏형이자 수석
합격자답게 매사 성실한 자세로 모범을 보였다는게 주변의 평이다.

지난해 수술을 받았으면 어느 정도 몸조심을 할만도 한데 건강한 직원 못지
않게 열심히 일한 것도 아마 그런 품성과 무관하지 않을 것으로 동료직원들은
보고 있다.

박봉에 쪼들리면서도 절대 한눈을 팔지 않아 아직도 두 자녀, 부인과
함께 방 두개짜리 전세집에 살고 있다.

"할 수 있는 한 끝까지 도울겁니다. IMF 경제위기 이후 직장풍토가
삭막해졌다고 하지만 막상 동료의 어려움에 부딪쳐서는 그렇지도 않은
모양입니다"

직원들이 1차때보다 이번 2차 모금에 더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며 이
사무관의 한 동기생이 전하는 얘기다.

< 임혁 기자 limhyuck@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7월 22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