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삼 전 대통령은 21일 과거 민주화투쟁 전국조직이었던 민주산악회를
재건하겠다고 선언, 사실상 정치재개에 나섰다.

상도동 대변인인 박종웅 한나라당 의원은 이날 기자간담회를 갖고 "김 전
대통령은 현 정부의 독재및 장기집권음모를 분쇄하기위해 전국적 규모로
민주산악회를 구성키로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박 의원은 "옛 민주산악회 동지들이 재건을 권유한데다 최근 현 정권이
장기집권을 획책하고 있어 김 전 대통령이 활동시기를 앞당긴 것"이라고
설명, 오래전부터 YS가 정치재개를 계획했음을 시사했다.

그러나 박 의원은 "민주산악회가 신당창당은 아니며 규모및 활동계획등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다만 "범민주세력의 집결체로 "제2의 민추협(민주화추진협의회)"으로
활동해나가겠다"고 언급했다.

재건될 민주산악회는 옛 회원들만을 모으는게 아니라 정치에 뜻을 둔 신진
세력까지 모으겠다는 구상이다.

YS가 회장등을 직접 맡지는 않겠지만 조직건설에서부터 활동에 이르기까지
전면에 나설 방침이라고 박 의원은 강조했다.

김 전 대통령은 "민주와 자유 정의를 위해서는 할수 있는 일은 다하겠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져 시국강연이나 정치집회 참석등 정치적 행보를 가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김 전 대통령이 이처럼 전국조직을 재건키로 한 것은 최근 여권의 신당
창당설로 PK(부산.경남)지역의 고립이 우려된데 따른 세력 규합 차원으로
풀이되고 있다.

YS가 정치재개를 위한 하부조직을 갖춰 내년 총선을 대비하기 위한
전략이라는 분석이다.

박 의원은 "내년 총선을 대비하기위한 조직이 아니라 민주세력이 모인
투쟁조직이 될 것"이라고 해명하고 있으나 정가에서는 사실상 내년 총선을
대비한 조직재건으로 이해하고 있다.

민주산악회가 과거 5공시절 민주화추진협의회(이하 민추협) 및 지난 85년
2.12총선 직전 창당된 신민당의 모태였다는 점에서 "신당창당" 등 현실정치의
전면에 나서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정치권은 보고 있다.

김 전 대통령은 최근들어 옛 민주계 출신인 국민회의 이인제 서석재
당무위원과 만나 동참을 요청하는등 정치재개 움직임을 보여온게 사실이다.

22일에는 김동길 전 의원과도 만나기로 하는등 그동안 꾸준히 세력규합에
나선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고 해석하고 있다.

민주산악회 재건은 또 한나라당을 "2중대"로 부정적으로 보는 시각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박 의원은 이날 당무회의에서 "여당의 정계개편 구상은 야당의 존립을
위태롭게 하는 도전이니 강경투쟁으로 맞서야한다"며 임시국회 소집을
요구키로 한 당론을 반박하기도 했다.

이같은 소식이 전해진뒤 한나라당은 긴급 주요당직자회의를 열어 대응방안을
논의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전직 대통령이 또다시 정치조직을 만드는 것은 "패거리
정치"를 재연하는 구태라고 비판하고 있다.

< 정태웅 기자 redael@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7월 22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