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 게 섰거라"

카렌스-카스타-카니발로 이어지는 기아자동차 미니밴 "카-3형제"가 폭발적인
인기를 거두자 현대자동차 대우자동차도 더 이상 미니밴 출시를 늦출 수
없게 됐다.

자칫 미니밴 시장을 기아에 완전히 선점 당할 우려가 커지고 있어서다.

특히 기아가 미니밴 호조를 틈타 내수 2위를 탈환하자 대우의 위기감은
더욱 고조되고 있다.

현대자동차는 당초 오는 9월께 미니밴 FO(개발명)를 내놓으려고 했으나 이
차를 생산하려던 아산공장이 EF쏘나타 그랜저XG 판매호조로 풀가동되면서
라인을 울산으로 옮기느라 다소 일정이 늦어지게 됐다.

그래도 10월 중순이면 이 차를 선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FO는 EF쏘나타를 베이스로 만든 중형 미니밴.

6인승과 7인승 9인승이 나올 예정이다.

길이 x 너비 x 높이가 4천7백10mm x 1천8백60mm x 1천7백33mm로 기아
카니발과 차체 크기가 비슷하다.

바퀴간 거리는 2천8백30mm로 실내공간이 넓다.

이 차는 지난 5월 열린 서울 모터쇼에 "트라제"란 이름의 쇼카로 선보였다.

전체적인 외형은 스타렉스보다 훨씬 부드럽게 다듬어졌고 미니밴의 전통적
스타일을 갖추고 있다.

실내는 첨단 편의장비를 대폭 적용, 고급 미니밴을 지향했다.

카렌스와 같은 칼럼시프트 방식의 자동변속기(운전대에 변속장치를 다는
방식)를 쓴게 특징.

앞좌석에서 뒷자리로 쉽게 이동할 수 있는 워크스루(Walk Through) 타입
이다.

현대는 이 차에 V6 2.7리터 가솔린엔진과 LPG 엔진 및 2.0리터 가솔린엔진,
2.0리터 디젤엔진을 얹을 계획이며 유럽시장용 전략모델로 키울 방침이다.

대우자동차는 첫 미니밴인 U-100을 내년초에 내놓으려 했으나 기아의
선전에 자극받아 올 연말 출시하는 방안을 검토하기 시작했다.

지난 97년 서울 모터쇼에 "타쿠마"란 이름의 컨셉트카로 출품됐던 이 차는
7인승의 소형 미니밴.

누비라를 기본으로 차체를 개발해 크기가 기아 카렌스와 거의 같다.

스타일은 마티즈의 모습을 많이 닮았다.

앞모양과 옆문 등에 승용차 감각을 최대한 살린게 특징이다.

라디에이터 그릴은 대우차의 패밀리룩 디자인을 확실히 보여준다.

대우는 이 차에 1.5리터와 2.0리터 DOHC 엔진을 얹어 내수시장에 내놓을
계획이다.

수출용은 누비라용 1.6리터 엔진과 르노의 1.9리터 디젤, 2.0리터
가솔린엔진이 장착된다.

1.5리터급 엔진은 최고출력 1백10마력, 2.0리터 엔진은 1백36마력을 낸다.

LPG 엔진을 초기부터 얹기 위해 개발작업이 한창이다.

미니밴을 선호하는 소비자들에게는 선택의 폭이 무척 넓어지게 됐다.

< 김정호 기자 jhkim@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7월 2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