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승규 전무 약력 ]

<> 46년 경남 산청 출생
<> 한양대 기계공학과 졸업
<> 81년 경동보일러 입사
<> 93년 옌볜경동보일러 유한공사 대표
<> 95년 베이징 경동보일러 유한공사 대표

-----------------------------------------------------------------------

"덩샤오핑 동지가 살아났다"

중국에 진출한 경동보일러를 총지휘하는 조승규(54) 전무는 중국인들을 만날
때마다 흔히 이런 말을 듣는다.

얼굴이 흡사하기 때문이다.

덕분에 경동보일러의 이미지를 중국시장에 구축하는 데 큰 도움을 받는다.

최근 경동보일러는 중국내에서 보일러 돌풍을 일으키면서 1위 점유 기업으로
부상했다.

중국 구석구석을 파고들면서 "경동"은 곧 보일러의 대명사로 인식되기
시작했다.

조 전무가 얼굴만 덩샤오핑을 닮았다 해서 성공할 리 없을 것이다.

그는 사람의 마음을 읽는 눈을 가진 인물로 꼽힌다.

93년 지린성 옌지시에 첫 사업거점을 마련한 이후 조전무는 중국 전역을
누비며 각계각층의 사람들을 만났다.

"말은 잘 안 통했지만 중국과 중국인을 이해하고 사랑한다는 말을 늘상
전했지요. 진실로 대하니 배반하는 사람이 없더군요"

조 전무는 경동이 중국에 뿌리내릴 수 있었던 이유를 "사랑"이란 말로 압축
했다.

때로는 강공책을 펴기도 했다.

3년전 베이징공장 가동 초기 무렵이었다.

현지 근로자들이 작업도구를 훔쳐가고 담배꽁초를 아무데나 버리는 것을
보고 그는 "훔쳐간 공구와 버려진 담배꽁초 수만큼 급여를 깎는다"고
으름장을 놓았다.

그리고 근로자들과 동고동락하며 교육을 통해 두달만에 질서의식과 업무태도
를 완전히 바꿔 놓았다.

특히 2백60만 조선족이 사는 옌볜에서는 존경하는 인물로 조 전무를 꼽는
사람이 많다.

현지사회와 융화하며 문화 예술 발전을 적극 후원하기 때문.

옌볜방송국에서 주최하는 창작동요제를 경동이 4년째 후원하고 있고 조 전무
개인적으로도 옌볜대학에 상당한 장학금을 지급하는 등 지원을 아끼지 않았던
것.

동북 3성에서 신장성 등 서부와 남부지역까지 1백20여개 경동 대리점망을
구축할 수 있었던 데는 이같은 배경이 있었다.

올해 경동의 중국내 보일러 판매목표는 1천만달러어치.

아직 한국내 판매액에 비하면 10분의1 수준이지만 멀지않아 역전될 것으로
조 전무는 내다보고 있다.

"대부분 중국 가정에서는 지금까지 다수로(물 끓이는 화로)와 석탄을 이용한
난방시스템을 사용했습니다. 때문에 대기오염이 심각하지요. 마침내 지난 2월
중국정부가 다수로 사용을 전면 금지했습니다. 난방수단이 기름 가스 등 청정
연료로 급속히 대체되는 상황입니다"

보일러가 점차 보편화될 전망이어서 그의 기대는 자못 크다.

중국내 경동의 경쟁사는 프랑스 듀발, 독일 보쉬, 이탈리아 베레타, 미국
스미스사 등.

올 상반기 경동은 품질.애프터서비스를 무기로 1위 점유업체이던 듀발사를
따돌리고 최강자로 자리잡았다.

한국형 온돌식 주거문화를 중국대륙에 확산시키겠다는 조 전무의 포부는
이미 절반이상 실현된 셈이다.

< 문병환 기자 moon@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7월 20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