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로의 30대 여성작가와 남성연출가들이 함께 빚어낸 연극은 어떤 맛일까.

여성극작가로 이뤄진 작가집단 "창작일기"의 작품 4편을 연우의 젊은 네
연출가가 요리, 풀코스로 선사한다.

극단 연우무대는 평범한 사랑에 대한 접근방식을 네가지 단편으로 보여주는
"풀코스 맛있게 먹는 법"을 23~8월29 연우소극장무대에 올린다.

음식에 따라 바뀌는 포크처럼 매 코스마다 극을 풀어가는 새로운 틀이
선보인다.

관객들은 식탁에 앉아 순서대로 차려지는 풀코스를 먹듯 단만극 네편을
감상하며 자신의 일상을 반추해볼 수 있다.

본코스에 앞선 입가심은 "새빨간 거짓말"(김나영 작, 박정의 연출).

사랑을 무조건 확신하는 남자와 사랑을 일단은 의심하는 여자의 사랑에 대한
개념차이와 두 사람이 섹스에 이르기까지의 심리변화를 그리고 있다.

섹스는 사랑의 도달점을 시각화하는 틀로 등장한다.

두번째 코스 "어느날 갑자기"(최상희 작, 민복기 연출)는 밀폐된 공간속에
일어나는 현대인의 부조리한 의식을 틀로 삼는다.

세번째"Happy Birthday Two"(강은경 작, 김종연연출)는 사랑하는 남자에
대한 한 여성의 평생에 걸친 사랑을 그녀의 20대와 50대의 시간을 넘나들며
들여다본다.

마지막 코스 "틀에 박힌 이야기"(이시카와 쥬리 작, 최우진 연출)는 연애
시절 달콤했던 사랑이 결혼생활속에서 틀에 박힌 일상으로 변해가는 과정을
보여준다.

스티커사진, 커플링 등 사랑을 상징했던 소품들을 통해 퇴색해가는 사랑을
담담하게 그렸다.

극단은 "각 코스마다 느낄 수 있는 맛과 향이 다를 것"이라며 "모든 코스가
끝난 뒤에는 이들의 조화로 강한 뒷맛이 남게 된다"고 말했다.

마이미스트 남긍호가 연기자들의 동작지도를 맡았으며 박경은 임병수 이혜원
등 공개오디션을 통해 선발한 배우들이 무대에 선다.

< 김형호 기자 chsan@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7월 20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