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기환 < 마이다스에셋자산운용 이사 > ]

"황제펀드가 온다".

마이다스에셋자산운용이 지난 7일부터 뮤추얼펀드인
"마이다스코리아성장형1호"를 판매하면서 붙인 광고문구다.

펀드중에서 가장 높은 수익률을 올려 황제처럼 군림하겠다는 의지가 담겨
있다.

보통사람 같으면 감히 생각도 못할 일일 것이다.

그런데도 자신만만하게 "선언"하는 것을 보면 뭔가 있는 것처럼 여겨진다.

김기환 마이다스에셋자산운용 이사.

"황제펀드"라는 말로 뮤추얼펀드와 주식형 수익증권 업계에서 새로운 바람을
일으키겠다고 도전장을 낸 장본인이다.

그는 항상 "무엇이든 내 뜻대로 이루고 말겠다"며 자신만만해한다.

"종합주가지수가 한때 1,027까지 상승한 뒤 소폭의 조정을 보이고 있지만
그 틈새에서도 다른 펀드에 지지 않을 정도의 수익을 내겠다"며 전투의지를
불태운다.

보통의 경우라면 "지수 1,000"에 펀드를 설정하는 것 자체에 부담을 느껴
잔뜩 주눅이 들 것같은데 전혀 그렇지 않다.

무엇이 그를 그처럼 자신있게 만들고 있을까.

증권사 브로커들은 그를 "정통파 만물박사"로 부른다.

주식투자이론에 대해 그보다 논리정연하고 막힘없이 설명할 수 있는 사람은
그다지 많지 않다는 점에서다.

주식투자에 관련된 것 뿐만이 아니다.

경제성장이나 통화정책, 금리동향, 엔.달러환율 등.주제에 관계없이 알고
싶은 것이 있어 전화를 걸거나 찾아가면 명쾌한 설명을 얻을 수 있다.

그는 "전천후 펀드매니저"로도 불린다.

약세장이건 강세장이건 가리지 않고 높은 수익을 내기 때문이다.

김 이사가 전천후 매니저로 불리는 것은 그의 독특한 세가지 투자철학에
따른 것이다.

첫째로 대세상승기냐 대세하락기냐에 따라 투자패턴을 달리한다.

작년 10월부터 펼쳐지고 있는 주식시장 움직임에서 알 수 있듯이 대세상승기
에는 주가가 저점을 높이면서 상승한다.

따라서 "매수 및 보유(Buy&Hold)" 전략을 통해 이익을 극대화한다.

반면 96년 10월부터 시작된 대세하락기에는 주가가 고점을 낮추면서
하락한다.

이때는 반등 때마다 매도하고 채권같은 현금성 자산의 보유비중을 높이는
"매도 및 현금보유(Free&Push)" 전략으로 리스크관리를 최우선 과제로
삼는다.

이같은 전략선택에 있어 중요한 것중의 하나가 시장흐름에 따라 기술적
지표의 해석을 달리해야 한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종합주가지수의 5일이동평균선이 20일이동평균선을 상향돌파하는
단기 골든크로스가 발생했다고 하자.대세상승기에는 이것이 매수사인이나
대세하락기에는 매도신호다.

또 상승기에는 업종대표주에 집중투자해야 한다.

재무구조가 어느정도 부실해도 부도위험이 적기 때문에 그다지 문제되지
않는다.

반면 하락기에는 중소형주나 테마주에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

재무구조가 불량한 기업은 부도위험이 높아지기 때문에 무조건 피해야 한다.

둘째로 주가의 변동폭 보다는 변동기간을 중시한다는 사실이다.

주가가 상승하는 힘이 아무리 강하더라도 상승장이 3개월 이상 지속되기는
어렵다.

두달 정도 오르면 조정에 대비해야 한다.

다만 대세상승기에는 한번 시작한 "랠리(주가상승)"에서 2배가량 오른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30~40% 올랐다고 좋아서 팔다 보면 예상이익의 절반이하밖에 챙길 수 없는
경우가 많다.

반대로 대세하락기에도 6개월이 지나면 반등이 온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약세장에서도 1년에 두번은 돈 벌 기회가 있다는 얘기다.

그러나 이같은 반등은 극히 제한적이다.

기술적 반등 외에 다른 의미가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5개월 동안 떨어졌으면 매수에 들어간 뒤 반등 2개월이 지나면
팔아야 한다.

셋째로 아는 기업만 투자한다는 것이다.

현재 증권거래소에 상장돼 있는 종목은 7백32개사,9백30개나 된다.

이들을 모두 안다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수익성과 성장성이 높은 기업중 1백여개사를 모집단으로 선정해 놓은 뒤
실제로는 30~40개 종목에만 투자한다.

투자하는 회사의 가치를 정확히 알아야만 시장흐름에 흔들림없이 이익을
정확히 실현할 수 있다.

김 이사는 펀드운용이 종합예술이라는 말을 자주 한다.

기업과 거시경제를 정확하게 분석하는 것은 물론 미래에 대한 예측능력도
갖춰야 한다는 점에서다.

이런 점에서 펀드운용은 포커게임과 비슷하다고 할 수 있다.

포커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상황판단이며 포커게임은 상대적이라는
사실이다.

자신의 패가 아무리 좋아도 상대방이 더 좋으면 지게 마련이다.

흔히 포커게임은 운칠기삼이라고 한다.

실력보다는 운이 더 크게 작용한다는 뜻이다.

그러나 김 이사는 운이기팔론을 편다.

냉정하게 판세를 읽고 대응하기 때문에 승률이 80%는 된다는 얘기다.

김 이사의 꿈은 "한국의 소로스"가 되는 것이다.

소로스는 헤지펀드의 대부로 통할 만큼 세계적인 펀드매니저 가운데
한 사람이다.

92년에 영국의 중앙은행인 영란은행과 "외환싸움"을 벌여 10억달러 이상의
이익을 남김으로써 유명해졌다.

97년 7월부터 시작된 동남아시아 통화위기 때도 막대한 이익을 챙긴 것으로
전해지고 있어 우리나라에서는 부정적인 이미지가 강하다.

그런데도 김 이사가 굳이 한국의 소로스가 되겠다는 것은 소로스가 국제적인
거시경제 및 자금흐름을 정확히 분석해 한발짝 앞선 투자로 엄청난 이익을
올리는 "프로"이기 때문이다.

김 이사는 만10년3개월을 다니던 대한투자신탁을 그만두고 지난 3월 신설된
마이다스자산운용으로 옮겼다.

대한투신 시절 그는 고유.신탁.외수펀드 등을 교대로 맡아 높은 수익률을
올렸다.

23일부터 운용에 들어가는 "마이다스코리아성장형1호"는 그가 한국의
소로스로 발돋움할 수 있는 발판이 될 것인지를 가늠하는 잣대가 될 것이다.

< 홍찬선 기자 hcs@ >

[ 김기환 이사 ]

<> 1962년 경북 김천 출생
<> 서울대 경제학과(82학번) 졸업
<> 연세대 경영대학원 졸업
<> 대한투자신탁 입사(89년)
<> 마이다스에셋자산운용 입사(99년)
<> 영국 슈로더투자신탁 펀드매니저 연수(94년4월~95년4월)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7월 19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