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루칩 레드칩 블랙칩 옐로칩...

카지노판에 돌아다니는 화폐대용 칩을 말하는 게 아니다.

주식의 특성이나 우량도를 나타내는 증시용어다.

주식은 기업의 자본금 규모나 주가수준에 따라 대형주 중형주 소형주 또는
고가주 중가주 저가주로 구분되기도 하지만 이처럼 색깔을 표시하는 단어로
분류되기도 한다.


<> 블루칩 =미국의 우시장에서 유래된 용어라는 게 정설이다.

세계 금융의 중심지가 된 미국 뉴욕의 월가는 본래 유명한 소시장이었다.

미국 전역에서 몰려온 소들의 품평회도 여기서 열렸다.

당시 가장 좋은 품종으로 뽑힌 소에게 파란 천을 둘러줬다.

여기서 유래한 게 블루칩이다.

"블루칩=우량주"라는 등식은 이렇게 나왔다.

일설에는 카지노에서 고가의 칩을 파란색으로 표시한데서 유래됐다는 설도
있지만 월가의 역사를 보면 우시장설이 유력한 것으로 보인다.

블루칩의 특성은 재무구조가 건실하고 수익성과 성장성이 뛰어난 종목이라는
점이다.

또 시장점유율이 높은 업종 대표주라는 지위도 확보하고 있어야 한다.

호황기에는 잘나가고 불황기에도 저항력을 가져야 한다.

장래성이 있더라도 소형주이거나 투기성이 강한 것은 블루칩이라는 칭호를
받지 못한다.

국내에서는 지난 92년 외국인에게 증시가 개방된 뒤 블루칩이라는 개념이
정착됐다.

삼성전자 포항제철 등 대형 우량주가 블루칩으로 분류됐다.

한국통신 한국전력 SK텔레콤 삼성전자 포철등을 빅5로 불리는 종목이
대표적인 블루칩이다.

이밖에 태광산업 남양유업 롯데제과 비와이씨 제일제당 고려화학 삼성증권
농심 등 20여개 종목이 블루칩의 대열에 낀다.

비교적 고가이며 싯가총액이 크다는 공통점이 있다.

특히 빅5는 그날의 움직임에 따라 종합주가지수가 결정될 정도로 시장영향력
이 크다.


<> 옐로칩 =중가권 대형주를 말한다.

통상 블루칩에 비해 가격이 낮고 업종내 위상도 블루칩에 못미치는 종목군이
여기에 속한다.

블루칩이 시장을 이끌면 뒤에서 충실히 지수를 받치는 역할을 한다.

옐로칩은 크게 세가지 형태로 나누기도 한다.

하나는 삼성물산 삼성전기 현대자동차등과 같은 중가권 5대 그룹주.

다음은 업종 대표주로서 가격이 낮은 종목 등이다.

코오롱 대한항공 등이 여기에 속한다.

5대그룹에 끼지 못하지만 그룹을 대표하는 종목도 여기에 속한다.

동양화학 고려아연 한솔제지 코오롱 등이 대표적이다.

블루칩보다는 시장에 미치는 영향력이 작지만 대부분 싯가총액 1백위 안에
들어간다.

펀드들이 포트폴리오를 구성할 때 빼놓지 않는 종목들이다.


<> 레드칩 =흔히 블루 옐로칩의 뒤를 잇는 종목군으로 오해한다.

그러나 레드칩의 본래 의미는 중국관련 종목을 지칭하는 것이다.

홍콩증시에 상장된 중국기업 주식을 뜻한다.

홍콩의 중국반환을 앞두고 중국과 관련된 종목이 오르면서 유명해졌다.

홍콩에서는 레드칩 지수가 따로 발표되고 있다.

대표적인 종목으로는 차이나 텔레콤을 들 수 있다.


<> 블랙칩 =탄광이나 석유등과 관련된 종목을 말한다.

석탄이나 금광을 개발하는 종목이나 석유를 원자재로 쓰거나 탐사하는
업체는 모두 블랙칩에 들어간다.

최근에는 개념을 확대해 에너지에 관련된 종목들을 통칭하기도 한다.

국내에서는 동원 영풍산업 등이 대표적 블랙칩이다.

< 조주현 기자 forest@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7월 19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