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지검이 주혜란씨를 전격 소환, 조사함에 따라 이제 관심은 임창렬
경기지사에 쏠리고 있다.

임 지사는 이번 사건에 전혀 관여하지 않았다고 밝히고 있으나 일단 검찰
조사는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 주씨의 소환사실을 전날(13일)밤 통보받았다고 밝힌 임 지사는 이날
수도권 경전철 건설 관련 회의와 제1회 경기지역중소기업인대회 등 당초
예정된 행사에 참석한 뒤 오후 5시20분께 비서실에 행선지를 밝히지 않은채
외출했다.

임 지사는 "경기은행 퇴출이 논의되던 시기에 아내로부터 "전 경기은행장
서이석씨가 "민회장"이라는 사람과 함께 집으로 찾아와 만난 적이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말했다.

임지사에 따르면 주씨는 그러나 서 전행장이 들고온 가방 안에 돈이 들어
있는 것을 확인하고 그 자리에서 "민회장"을 통해 돌려보냈다는 것이다.

임 지사는 "다음날 서 전행장에게 전화를 걸어 돈가방을 돌려 보냈다고
말했다"는 말을 부인으로부터 들었다고 전했다.

<>. 그러나 임 지사 본인의 의사와 관계없이 임 지사가 퇴출 대상 은행의
"로비목표"가 됐을 가능성은 충분하다고 주변에서는 보고 있다.

주씨가 로비자금을 받았던 시점인 지난해 6월 임 지사는 당선자 시절
이었다.

그는 지난해 3월말 경제부총리에서 사퇴하고 6월4일 치러진 지방선거에서
경기도 지사에 당선, 7월 1일 취임을 앞둔 상태였다.

따라서 부총리 시절 IMF 체제로 가는데 주요 역할을 한데다 정부 경제부처
에 대한 입김이 막강해 경기은행의 로비 타깃이 됐음직하다는게 금융계의
분석이다.

실제로 경기은행 퇴출 직전 임 지사가 정부 핵심인사에게 퇴출을 면하도록
건의했다는 설이 나돌기도 했었다.

<>. 주혜란씨는 고려대 의대를 졸업한 뒤 서울시 강동.용산.강남구 보건
소장 등을 지내면서 에이즈퇴치운동에 앞장섰던 인물.

성격이 활달하고 친화력이 뛰어난 것으로 알려진 그녀는 지난 90년 임 지사
와 재혼한 뒤 남편이 승진할 때마다 함께 언론의 주목을 받았던 여걸.

주씨는 임 지사가 지난해 지방선거운동이 진행되는 동안 자신이 운영하는
병원 "주클리닉"에 대한 특혜 의혹으로 곤욕을 치렀고 김대중 대통령
당선자와 남편과의 사이에 "다리"를 놓았던 주역으로 알려져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그녀는 임지사가 당선된 뒤인 지난해 8월 파주지역 수해현장에 위로차
갔다가 임지사를 대신해 브리핑을 받는가 하면 같은해 12월 경기오페라단
(단장 전애리)이 기획한 푸치니의 오페라 "토스카"에 도시국가 "나폴리"의
여왕역으로 출연하는 등 "튀는 행동"을 자주 했다.

주씨는 전국문화원연합회 경기지부가 주최한 "우리한복 패션쇼"에 기성
모델 16명과 함께 한복 모델로 나서기도 했고 지난 5월에는 성남시가 주최한
"어버이날 행사"에서 축사를 했다가 한나라당으로부터 비난을 받기도 했다.

< 인천=김희영기자 songki@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7월 15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