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9년 7월 7일.

이태석(33) 코네스 사장은 서울 천호동에 있는 천동초등학교에 들어서면서
남다른 감회에 젖는다.

초등학교 아이들을 대상으로 컴퓨터와 인터넷을 가르치는 컴퓨터교실을
시작한 지 3년 남짓.

얼마후면 "천동초등학교 멀티미디어 교실" 개관식이 열린다.

코네스가 운영하는 2백50번째 멀티미디어 교실이 탄생하는 순간이다.

교실 문을 열자 30여대의 PC앞에 어린이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다.

모습은 제각각이다.

야구게임을 즐기고 타자연습을 하고. 한 아이는 무엇을 찾는지 마우스
클릭에 열심이다.

"이곳에서 제2의 빌 게이츠, 제2의 제리 양을 키운다"

이 사장의 꿈이다.

코네스는 창업 3년만에 교육정보화사업을 대표하는 한국의 간판기업으로
컸다.

"인터넷교육의 선구자" "사이버 방정환"이라는 별명도 얻었다.

<> 96년 ''학교 인터넷 보급시작''

서울대학교 불문학과를 졸업하고 대기업에서 5년쯤 일하다 지난 94년 11월
부터 초등학교 영어교육 사업에 나섰다.

돈도 조금 벌었다.

그러나 새로운 전환점을 만났다.

"인터넷이 기존의 모든 패러다임을 바꿔 놓을 것이다. 인터넷을 모르면
앞으로 살아갈 수 없는 시대가 온다. 21세기의 경쟁력은 인터넷에서 나온다.
따라서 인터넷을 중심으로 한 정보화교육은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 핵심은
역시 조기교육이다"

이 사장이 연초 어디에선가 읽은 글귀다.

주력사업을 컴퓨터와 인터넷으로 바꿨다.

제2의 창업이었던 셈이다.

"초등학교 영어교실"을 운영하던 경험을 살려 몇몇 초등학교에 PC와
네트워크등을 깔아주고 강사를 파견해 컴퓨터와 인터넷을 가르치는 컴퓨터
교실을 열었다.

동시에 초.중등학생을 대상으로 한 인터넷학습 사이트인 "조이넷"
(www.joynet.co.kr) 서비스를 시작했다.

초등학생 눈높이에 맞춘 인터넷교재 개발에도 나섰다.

주위의 반대도 많았다.

당시만 해도 인터넷을 제대로 아는 사람이 없었으니까.

<> 97년 ''''컴퓨터교실'' 사업 확장''

기회는 의외로 빨리 찾아왔다.

교육부가 "학생들의 정보화수준을 높이기 위해 민간기업이 컴퓨터를 학교에
기증하고 유료교육을 할 수 있도록 한다"는 지침을 내렸다.

"방과후 컴퓨터교실"을 도입하는 학교가 늘어났다.

코네스는 LG-IBM 한글과컴퓨터와 손잡고 사업을 확장해 나갔다.

컴퓨터교실을 운영하는 학교가 연말까지 1백50여개로 늘어났다.

<> 98년 ''IMF 뚫고 승승장구''

IMF 태풍은 코네스에도 직격탄을 날렸다.

자금흐름이 어려워졌다.

투자를 약속했던 회사들이 부도를 내는 상황이었다.

같은 사업을 하던 업체들도 줄줄이 쓰러져갔다.

직원들에게 월급도 제대로 주지 못하는 형편까지 왔다.

그러나 주저앉을 수는 없었다.

그동안 모은 재산을 남김없이 쏟아부었고 더욱 열심히 뛰어다녔다.

2월부터 KBS 영상사업단과 제휴해 "멀티스쿨"이란 이름으로 CD롬과 인터넷을
기반으로 한 멀티미디어 전자학습지 사업을 벌여 나갔다.

컴퓨터교실도 2백여개까지 늘렸다.

8월에는 중소기업진흥공단이 주관한 국민공개투자 기업으로 선정돼 공모
증자를 하고 11월에는 산업은행 등으로부터 투자를 받아 자본금을 20억원
으로 늘렸다.

적극적인 사업으로 인터넷교육 분야의 대표적인 기업으로 인정받은 결과
였다.

IMF 고통은 사라졌고 1백38억원의 매출과 4억원의 순익을 올렸다.

<> 99년 ''인터넷 교육업체로 우뚝''

놀랄만한 인터넷 열풍이 불고 있다.

지난 4월부터 삼성SDS 하스미디어와 손잡고 초고속 위성인터넷망을 통해
EBS 교육방송의 각종 교육프로그램을 전국 2백50개 컴퓨터교실에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인터넷종합교육 서비스인 "에듀박스"를 개발, 기존의 조이넷 서비스와
통합해 교육전문 포털사이트(www.edubox.com)로 정식 출범했다.

이 사이트에서 아이들은 숙제도 하고 또래 친구들과 쪽지를 주고받으며
대화를 나눈다.

얼음나라같은 게임도 즐기고 작문 음악 미술 실력도 뽐낸다.

학부모와 교사들이 참여할 수 있는 공간도 만들어 놓았다.

서비스를 시작한 지 한달여만에 어린이 회원이 5만명에 육박하고 있다.

연말까지 50만명 회원확보는 무난할 것이다.

아이들이 마음껏 뛰놀고 창의력을 기르며 큰 세상을 만날 수 있는 콘텐츠와
서비스를 개발하는데 과감한 투자를 아끼지 않을 생각이다.

최근 KBS제작단을 인수해 인터넷 방송사업에 뛰어든 것도 그 작업의 하나다.

< 송태형 기자 toughlb@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7월 13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