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태 < 교환전송 사업부 >

"LG정보통신 본사산악회"는 회사가 창립하던 지난 79년 출범했다.

현재 회원은 모두 70여명으로 한달에 한번 정기 산행을 하는데 간간이
이벤트 산행도 한다.

지금까지 모두 1백30여회의 산행을 기록했다.

말 그대로 기록적인 산행였던 만큼 국내 명산은 우리 발길이 닿지 않은 곳이
없다.

산악회의 회원은 20대 신출내기 사원에서부터 50대 임원까지 망라돼 있다.

힘든 길을 오를 때 끌어주고 밀어주며 산행하다 보면 상.하간 벽이 저절로
허물어진다.

노갑봉 회장과 김경일 부회장을 중심으로 똘똘 뭉쳐있는 우리 산악회는
등반활동 뿐 아니라 회원 경조사가 생기면 누구보다 먼저 달려가 끈끈한
동료애를 발휘한다.

잊지 못할 추억으로는 지난 봄 강화도 마니산 산행때 일이다.

서울에서 출발할 때는 날씨가 그리 나쁘진 않았다.

그런데 산에 오르려 하자 짙은 안개와 함께 비가 억수같이 쏟아졌다.

비오는 날 등산로는 안전사고 위험이 높다.

그래서 산행을 포기하자는 의견이 일부에서 나왔다.

그러나 보다 많은 회원들이 "힘든 때 등산해야 더 보람을 갖게 될 것"이라고
주장, 강행하는 것으로 결정됐다.

게다가 일부러 어려운 코스를 택했다.

회원중 부상자는 없었지만 말 그대로 "악전고투" 끝에 정상에 올랐다.

그런데 우리의 고생을 보답이라도 하는 듯 갑자기 비가 멎으며 구름이
말끔하게 사라졌다.

그때 정상에서 바라본 하늘과 맞닿은 서쪽바다는 형언키 어려울 만큼
아름다웠다.

다른 산악회도 그렇겠지만 우리 산악회도 IMF체제를 맞으며 한때 위기를
맞았다.

어수선한 회사분위기, 회사 지원의 보류 등이 맞물렸기 때문이다.

그래서 개발한 산행이 IMF형 등반이었다.

서울근교의 산에 대중교통수단을 이용해 다녀오는 것이었다.

비용이 별로 들리 없다.

이 IMF형 등반을 하며 새삼 서울 근교 산들의 아름다움을 느꼈다.

지금은 회사 지원이 재개돼 멀리 지방에 있는 산도 다닌다.

올 가을 계룡산과 겨울 설악산 산행이 벌써부터 기다려진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7월 13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