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후반 정치권은 일시적인 활동공백 상태를 겪었다.

국회 상임위는 파행 운영됐으며 특검제 도입을 둘러싸고 매일 벌어졌던
여야간 협상도 없었다.

김대중 대통령이 8일 김영배 전 총재권한대행을 비롯 국민회의 지도부의
사표를 전격 수리,집권당의 업무가 마비된게 그 이유다.

때문에 지방 휴양소인 청남대에서 주말을 보내고 12일 돌아오는 김 대통령이
어떤 구상을 밝힐지에 어느때보다 관심이 높다.

대통령이 들고 올 보따리에는 국민회의 총재권한 대행 및 당3역을 중심으로
한 당직개편 내용이 들어 있는 것은 분명하다.

신임 대행의 정치적 비중에 따라 전당대회 연기 여부도 짐작케 해준다.

또 "행정은 총리에게,정치는 당에 일임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는
김정길 청와대 정무수석의 발언을 감안할때 향후 대통령의 국정운영 방식에
대한 새로운 구상이 포함돼 있을 가능성이 높다.

한달여간 끌어온 특검제 정국을 돌파할수 있는 해법도 포함됐을 것이란
기대성 분석도 나돈다.

이와관련, 조만간 상생의 정치를 위해 여야 총재회담이 열린다는 관측도
있다.

김 대통령도 지난 7일 방미 일정을 마치고 가진 귀국 기자회견을 통해
"야당 총재와는 언제든지 만날수 있다"며 여야총재회담의 가능성을 시사했다.

보다 큰 관심은 여여간 갈등 해소를 위해 김 대통령이 어떤 해법을 제시할
것인가이다.

지난주 김종필 총리의 대노로 집권당의 총재권한대행이 물러나는 초유의
사건이 벌어져 국민회의 의원들의 불만은 상당하다.

9일 국민회의 안동선 지도위원회 의장이 "당의 자존심이 무너졌다"는 투의
불만을 노골적으로 토로한게 그 예다.

당 서열 2위인 그는 자신의 의견 피력을 "소회"라고 했다.

즉각적인 발언이 아니라 "평소에 품고 있는 뜻"이란 얘기다.

청와대가 우여곡절 끝에 김 전대행의 사표를 받아 봉합 기미를 보였던
여여간 갈등은 그의 발언으로 되살아나는 양상이다.

또 김 총리가 격분한게 단순히 김 전대행에 대한 불만이 아니라 내각제
실시를 위한 사전 포석이란 분석도 있다.

따라서 김 대통령이 누구를 신임 대행으로 정할지, 내각제에 어떤 구상을
갖고 있는지는 여여공조의 지속 여부를 가늠하는 잣대가 되고 있다.

상임위와 예결특위가 열리는 국회도 민생현안을 다룬다는 점에서 관심이
높다.

재경위에서는 삼성차 처리 문제와 세무사찰을 놓고 여야의원들간 한판
격돌이 예상된다.

한나라당이 정부가 제출한 세입규모에 문제를 제기, 보이콧 움직임을
보이는 것도 금주 정가의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 young@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7월 12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