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에너지기구(IEA)는 올 겨울 심각한 석유파동이 우려된다고 10일 경고
했다.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감산합의는 지켜지고 있는 반면 세계적으로 석유
수요는 늘고 있고 게다가 원유가격도 최근 가파르게 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IEA시나리오가 현실화할 가능성도 없지 않다고 지적하면서
석유시장 수급 불균형은 회복세를 타고 있는 세계 경제에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 유가 동향 =국제유가는 19개월만의 최고 수준으로 급등했다.

국제 유가 기준상품인 국제석유거래소(IPE)의 브렌트유(최근월물 기준)는
9일 배럴당 18.51달러를 기록, 전날보다 27센트 올랐다.

뉴욕시장의 서부텍사스중질유(WTI)값은 19.94달러로 20달러선에 바짝
다가섰다.

WTI값은 지난 8개월동안 2배가까이 급등했다.

정정불안에 시달리고 있는 나이지리아의 석유수출 중단 우려, OPEC
산유국들의 감산 동참, IEA의 석유시장 수급 보고서 등이 유가를 자극했다.

<> 석유수급 동향 =IEA는 이날 발표한 석유시장 보고서를 통해 세계 석유
수요량이 3.4분기 1.84%, 4.4분기 2.38%씩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올해 전체적으로는 1.4%의 수요 증가가 예상된다.

미국의 경제성장 지속 및 아시아 러시아 중남미 등의 경기회복이 수요증가
요인으로 지적됐다.

보고서는 OPEC 회원국들이 지난 3월 감산합의를 지킬 경우 3.4분기 하루
1백61만배럴, 4.4분기 3백24만배럴의 석유 공급부족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이에따라 오는 겨울엔 지난 87년에 겪었던 극심한 석유파동에 직면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 OPEC 움직임 =3월 감산합의가 착실히 이행되고 있다.

이라크를 제외한 10개 OPEC 산유국들은 지난달 하루 2천3백36만배럴을
생산했다.

전달보다 12만배럴 줄였다.

이로써 OPEC 산유량은 감산목표치의 91%선에 육박했다.

지난달 사우디아라비아는 하루 4만배럴, 이란은 5만배럴씩 줄였다.

이란 베네수엘라 알제리아 등은 "OPEC 감산합의가 충실히 지켜질 것"이라고
확인했다.

<> 전망 =시장 전문가들은 IEA 분석에 대해 "현실화 우려가 없지 않다"고
인정하면서도 그 가능성은 높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석유거래 중개업체인 윌리암스 드 브로이의 바니 그레이는 "IEA는 최악의
상황을 상정한 것"이라며 "경제난에 시달리고 있는 산유국들은 유가가 배럴당
20달러선을 넘길 경우 감산합의를 어길 것"이라고 전망했다.

드레스너 클라인워트 벤슨 투자은행의 메디 바르지는 "비 OPEC 산유국들이
유가급등을 기회로 산유시설 풀 가동에 들어갔다"며 "OPEC는 이를 무시할 수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OPEC내 최대 산유국인 사우디아라비아와 이란의 감산의지가 확고해
올 겨울 어느 정도의 공급난은 불가피할 것이란게 대체적인 관측이다.

< 한우덕 기자 woodyhan@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7월 12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