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민이 엄마는 깔끔한 성격이다.

뭐든 정돈이 안되고 어질러져 있는 꼴을 못본다.

그러나 상민이는 어떤가.

장난감도 이것저것 있는대로 다 꺼내 놓고 논다.

그런가 하면 오리기를 좋아해 색종이를 오려서 온갖 모양을 만든다.

광고지에 나온 그림을 오려서 가게를 꾸미고는 자기가 주인이란다.

어떤날은 로봇가게 주인이 되고 어떤날은 슈퍼마켓 주인이 된다.

물론 방안은 금방 엉망이 된다.

엄마는 그럴 때마다 여지없이 끼어든다.

"너 또 방 어지럽혔구나. 제발 좀 치워라. 무슨 애가 그렇게 어수선하니"

사실 상민이는 혼자 놀이를 하면서 상상의 세계에서 로봇회사 사장님이
되기도 한다.

로봇을 만드는 과학자로 변신하기도 한다.

그러나 엄마의 야단치는 소리에 상민이는 꿈을 그만 접어두어야 한다.

이런 일이 계속되다 보니 상민이는 장난감을 가지고 노는 것도, 가게놀이
하는 것도 주저하게 됐다.

언제나 방을 깨끗이 해야한다는 강박관념 때문에 자유로운 발상은 커녕
즐겁게 놀 수도 없게 된 것이다.

강한 호기심, 자유로운 상상, 실수를 두려워하지 않는 모험심 등은 아이의
창의력을 키우는 원동력이다.

자녀의 창의력을 키워주기 위해서는 조금은 너그러운 부모가 될 필요가
있다.

아이가 뭔가에 즐겁게 빠져있을 때는 혼자서 생각할 수 있도록 방해하지
않는게 좋다.

방을 깨끗이 하는 것도 잠시 뒤로 미루어라.

말썽꾸러기의 생각이 창의적 발상의 기반이 된다.

영재의 싹이 되고 있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

아이가 색종이로 오려놓은 도형을 이용해 모양의 이름을 익혀주면서 수학적
감각을 키워주고, 정사각형과 직사각형을 구별하도록 도와주는 기회로 만들면
좋다.

또 여러 가지 도형으로 물체를 만들게 해보자.

삼각형 두 개가 돛단배도 되고 크리스마스 트리도 된다.

삼각형과 동그라미로는 고깔모자 쓴 피에로를 만들면서 상상력을 키운다.

아이의 가게놀이에 때로는 엄마도 참여해 놀이를 더욱 풍부하게 해주면
더욱 좋다.

똑같은 상황에서 "잔소리꾼 엄마"가 아이와 더불어 놀아주는 자상한
"선생님 엄마"로 변할 수 있다.

< 문정화 재능대 이동상담과 교수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7월 10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