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부이기에 평생 피하기 힘든 "주부습진".

주부습진에 걸리면 손가락이나 손가락 사이가 건조해지고 울긋불긋해 지면서
군데군데 물집이 잡힌다.

증세가 심해지면 피부가 갈라지고 딱지가 앉기도 한다.

집안일을 할 때 손이 자극받아 고통스럽다.

주부습진은 빨래나 설거지를 자주하면서 비누나 세제 등에 오랫동안
노출되면 생긴다.

특히 아이를 낳은 20대 후반이나 30대 초반의 여성과 집안일이 많은
40~50대 중년부인들이 자주 걸린다.

특히 여성의 절반정도가 평생동안 한번은 주부습진을 경험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주부습진은 세균의 공격을 받아 생기는 것이 아니다.

따라서 "고무장갑에 주부습진을 막아주는 항균성분이 있다"는 광고는 전혀
근거가 없는 것이다.

이 병은 과도한 자극에 반응하면서 자연스럽게 발생하는 질병이다.

이는 특정한 치료약이 없기 때문에 평상시에 손관리를 잘해야 치료할 수
있다는 뜻이다.

또 치료했더라도 언제든지 다시 재발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결국 주부습진은 평생동안 주부를 괴롭히는 "진드기"인 셈이다.

간호사 요리사 미용사 등 손이 과도하게 자극을 받는 직업인에게서도
주부습진을 자주 볼 수 있다.

연세대 의대 이민걸 교수는 "주부습진은 2개월 정도면 완치된다"며 "그러나
손에 발생하는 다른 질병과 구별하기 힘들어 정확한 진단을 받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 종류와 증상 =주부습진은 비누와 세제 등의 자극에 의한 자극성 피부염과
알레르기에 의한 알레르기성 피부염 등 두종류로 구별된다.

자극성은 정상적인 피부가 과도하게 자극받아 발생한다.

알레르기성은 피부가 민감해 특정물질에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켜 생긴다.

초기에는 손가락에 각질이 일어나 거칠어진다.

스타킹 등을 만지면 올이 나가는 수가 있다.

차츰 울긋불긋해지며 물집도 생긴다.

심해지면 피부가 두꺼워지고 갈라지면서 피가 나고 아프다.

이후 증상이 손가락에서부터 손 전체로 퍼진다.

알레르기 반응으로 습진이 생긴 경우 손바닥보다는 주로 손등에 증상이
나타난다.


<> 진단과 치료 =주부습진을 치료하기 위해서는 먼저 정확한 진단이
필요하다.

이민걸 교수는 "주부습진은 곰팡이성 무좀이나 피곤할 때 손에 물집이
잡히는 한포진 등과 구별하기 힘들다"고 밝혔다.

이에따라 곰팡이 검사 등을 해봐야 주부습진 임을 확진할 수 있다.

이같은 진단에 드는 비용은 종합병원에서 1만원 안팎.

주부습진으로 확인되면 주로 연고제를 이용해 치료한다.

증세가 가벼우면 피부의 수분을 촉촉히 유지시켜주는 보습제가 든 연고를
바르면 된다.

그러나 증상이 심하면 부신피질호르몬과 보습제가 혼합된 연고를 발라야
한다.

부신피질호르몬은 피부가 자극을 받을 때 일으키는 염증반응을 억제하는
항염증 기능을 가지고 있다.

알레르기성인 경우 어쩔수 없이 세제 등 알레르기의 원인물질을 피하고
연고제로 치료 한다.

치료기간은 보통 1~6개월 정도 걸린다.


<> 예방법 =가장 좋은 예방법은 손을 자극에 노출하지 않는 것이다.

그러나 가정주부가 설거지 등 집안일을 안할 수는 없다.

따라서 설거지나 빨래를 할때 고무장갑을 끼고 30분 안에 끝내는 것이
현명하다.

그러나 고무장갑을 끼더라도 습기로 인해 주부습진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면장갑을 안쪽에 착용하는 게 좋다.

면장갑은 손에서 나는 땀을 흡수해 주므로 습기를 막아준다.

면장갑은 약간 헐렁해야 좋다.

음식을 만들 때도 마늘이나 고추같은 양념은 자극을 주기 때문에 요리를
단시간 안에 끝내야 한다.

예민한 피부일 경우 얇은 비닐로 된 장갑을 착용하는 것이 좋다.

주부습진에 이미 걸렸다면 비누는 향이 약한 비누를 써야 한다.

향을 내는 성분이 자극을 줘 증세를 악화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손에 묻은 비누는 반드시 깨끗이 씻어 내야 한다.

< 김도경 기자 infofest@ >

[ 주부습진 예방법 ]

<> 설거지나 빨래를 할때는 면장갑을 착용한 후 고무장갑을 낀다.
<> 설거지/걸레질 등은 30분안에 끝낸다.
<> 기저귀는 오줌 등의 암모니아 성분이 빠지도록 물속에 1시간이상 담근
후 빤다.
<> 모(WOOL)로 된 이불 등은 자극이 있으므로 피한다.
<> 손은 가능한 자주 씻지 않는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7월 10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