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디브 공화국은 스리랑카에서 남서쪽으로 7백여km 떨어진 인도양의 군도.

전체 1천1백90여개의 섬으로 이뤄져 있다.

인구 총 24만명에 소득은 9백달러선.

1백99개 유인도중 74개의 섬이 전문 휴양지로 개발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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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독한 평화-.

한번도 으르렁대거나 화낼줄 모르는 착한 바다는 일정한 리듬으로 찰싹인다.

산호바닥을 내비치는 연하늘색 물빛.

희고 부드러운 산호가루로 덮인 모래톱에선 크고 작은 게들이 느릿한
걸음을 옮긴다.

해변에 누워 내리꽂히는 태양빛을 쬐거나 엎드려 책장을 넘기는 사람들도
더없이 한가롭다.

감각을 어지럽힐 소음도, 다음 행동을 재촉하는 서두름도 없는 정적인
풍경이 마치 스틸사진안에 빨려들어와 있는 듯하다.

쫓기다시피 살아온 사람들에겐 그 낯선 평온이 영 당황스럽다.

이내 생각없이 시간에 몸을 맡기는 평화로움에 익숙해지긴 하지만...

"인도양의 보석" 몰디브에선 말 그대로 "무한휴식"을 누릴 수 있다.

쪽빛 바다위를 수놓은 옥색 산호섬들은 기껏해야 여의도 크기.

공항 하나, 리조트 시설 하나 들어서면 꽉 찰 정도다.

그만큼 아담하고 한적하다.

단층 방갈로의 앞문을 열면 마냥 파란 바다가 코앞까지 밀려드는 색다른
그림이 펼쳐진다.

몰디브는 각종 수상스포츠의 천국이기도 하다.

스노클링 요트 스킨스쿠버 제트스키...

리조트마다 수상스포츠센터가 있어 강사들의 지도를 받을 수 있다.

특히 투명한 해저에서 즐기는 스쿠버 다이빙은 압권.

이틀정도 강습을 받으면 산호초 사이를 노니는 오색 열대어들의 군무나
거대한 가오리가 지느러미를 펄럭이며 유유히 미끄러지는 모습을 자유롭게
구경할 수 있다.

몰디브의 매력은 밤이 깊을수록 무르익는다.

야자수는 넉넉히 잎사귀를 드리우고 머리위에서 빛나던 은빛 달은 어느새
잎사귀 끝에 걸려 있다.

한없이 부드러운 바닷바람과 함께 비치바에서 들이켜는 맥주 한잔의 흥취가
남다르다.

한적함에 지쳐 나른해질 즈음엔 수도섬 말레에 가볼만하다.

30여분 통통배를 타고 건너간 말레에선 사람사는 냄새가 물씬 풍긴다.

항구가에 자리잡은 어시장은 통통하게 살이 오른 생선다발을 양손에 들고
나르는 어부들로 늘 북적거린다.

길가에서 코코넛을 파는 노인은 외지의 나그네에게 코코넛을 썩썩 썰어
건네줄만큼 인심이 푸근하다.

넉넉잡아 1시간 반이면 시장 회교사원 술탄 박물관등이 있는 시내를 충분히
둘러볼 수 있다.

술과 관련해 주의할 점 한가지.

몰디브는 회교국이라 술을 반입할 수 없지만 리조트에서는 술을 판매한다.

술값도 관세가 안붙어 저렴한 편.

하지만 날씨가 워낙 더워 주량이 대폭 줄어든다.

평소 실력대로 마시다가 술을 이기지 못해 모처럼의 휴가를 숙소안에서만
누워 지내야 했던 사람이 적지 않았다는게 여행사측의 귀띔이다.

< 몰디브 = 김혜수 기자 dearsoo@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7월 9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