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체조명 '주가 1000 시대'] (3) '기업경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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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이 평가할 겁니다"
외환은행은 지금도 금융감독위원회의 눈치를 보고 있다.
지난번 주주총회에서 은행장 교체과정이 매끄럽지 않았던 "원죄" 때문이다.
이런 까닭에 외환은행은 언제 금감위의 "불호령"이 떨어질지 몰라 전전긍긍
하고 있다.
하지만 금감위에서 돌아오는 답변은 한결같다.
바로 시장이 평가할 것이라는 대답이다.
구조조정실적과 경영진의 경영능력에 대한 평가도 결국은 시장이 내릴
것이는게 금감위의 입장이다.
시장은 곧 주가다.
주가라는건 인위적으로 끌어올려지지 않는다.
일시적으로야 올릴수 있지만 이내 그 한계가 드러나고 만다.
"주가 1,000시대"가 기업에게 주는 화두는 바로 "시장의 평가"다.
시장에서 제대로 평가만 받으면 "만사 OK"다.
자금도 무궁무진하게 끌어쓸 수 있다.
기업홍보효과도 대단하다.
자금과 홍보는 함께 어우러지며 기업실적을 배가시킨다.
그렇지 않은 기업은 정반대다.
자금 끌어모으기가 여의치 않다.
실적도 제자리걸음이다.
아무리 장미빛 청사진을 내놔봤자 시장이 믿어주지 않는다.
자연 도태되고 만다.
주가 1,000시대로 뿌리내리기 시작한 "주식자본주의(stock capitalism)"의
시사점은 바로 이것이다.
정부가 과거처럼 산업재편을 앞장서 외칠 필요도 없다.
정책자금을 잇따라 설정, 특정기업을 밀어주지 않아도 된다.
중소기업과 벤처기업을 육성한다는 명목으로 금융기관과 보증기관 창투회사
등을 쥐어 짜지 않아도 된다.
그저 시장에 맡기고 감독자의 역할만 충실히 하면 기업은 시장에서 자기
배양력을 갖을게 분명하다.
<> 자금조달패턴의 변화 =대부분 기업들은 그동안 은행대출에 대한 의존도가
컸다.
툭하면 은행으로 달려가 자금을 끌어쓰기 바빴다.
그래도 장사가 될 때가 있었다.
그러나 외환위기를 겪으면서 "차입경영신화"는 무너졌다.
차입금이 많은 기업일수록 망하기 쉽다는 인식이 뿌리내렸다.
그 결과가 자금조달수단의 변화다.
은행창구에서 주식시장으로 과감이 발걸음을 돌린 것이다.
지난 상반기중 기업들은 직접금융시장에서 39조3천1백억원을 조달해 갔다.
작년동기(20조1천4백13억원)의 배에 달하는 규모다.
반면 은행등 금융기관대출(간접금융)은 15조원수준에 그쳤다.
직접금융규모가 간접금융의 3배에 달하는 셈이다.
직접금융중에서도 주식발행이 회사채발행보다 각광받았다.
이자를 물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기업공개와 유상증자를 통해 끌어간 돈은 총 18조7천14억원.
작년동기엔 5조3천5백47억원에 불과했다.
반면 회사채 발행규모는 14조1천5백78억원으로 작년동기보다 39% 늘어나는데
그치고 있다.
간접금융에서 직접금융으로, 회사채발행에서 주식발행으로 자금조달수단이
급격히 변하고 있는 것이다.
요인은 역시 주식자본주의다.
만일 주가가 오르지 않았고, 증시로 자금이 몰려들지 않았다면 언감생심
꿈도 꾸지 못했을 일이다.
이런 현상은 "주가 1,000시대"를 맞아 갈수록 심화될게 분명하다.
<> 기업경영패턴의 변화 =주식시장에서 기업들이 천문학적인 돈을 끌어
갔지만 차별화는 현격하다.
5대그룹은 상반기중 주식발행을 통해 9조2천9백22억원을 쓸어갔다.
전체의 절반에 달하는 규모다.
반면 중소기업은 2천6백80억원만 조달,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뿐만 아니다.
5대 그룹간에도 차이는 엄청나다.
상반기내내 구설수에서 벗어나지 못했던 대우그룹계열사의 유상증자실적은
전무하다.
반면 "나머지 4대그룹은 증시활황 덕분에 연말까지 부채비율 2백%를 거뜬히
달성할 전망"(강봉균 재경부장관)이다.
주식자본주의 시대가 도래했다고 해서 모든 기업이 그 혜택을 누릴수 있는건
아니라는 얘기다.
방법은 하나다.
바로 주주와 투자자에게 어필하는 경영전략 밖에 없다.
그러자면 수익성위주의 경영으로 탈바꿈해야 한다.
이익을 내서 주주에게 돌아가는 몫(배당)을 많게 해야 한다.
아울러 투명경영도 필요조건이다.
과거처럼 대주주 몇명이서 이익을 나눠 먹는다던가 분식결산을 통해 회사
실적을 부풀리는 행위는 더 이상 통용되지 않는다.
투명경영과 주주우선 경영을 해야만 시장에서 인정받을 수 있고, 주식
자본주의시대에 낙오하지 않는다.
<> 벤처기업 활성화방안 =주식자본주의는 중소기업과 벤처기업 활성화
정책에도 근본적 수술을 요구한다.
정책자금을 무더기로 만든다던가, 신용보증규모를 늘리는 식의 중소기업
활성화 정책은 더 이상 통용되지 않는다.
일단 창업할 기반만 마련해 주는 것으로 정부의 1차적 역할은 끝내야 한다.
그 뒤 코스닥시장에 등록한다든가, 벌처펀드등 각종 펀드를 끌어들이는
것등은 회사의 몫이다.
다행히 최근엔 창투회사의 투자조합과 코미트M&A 등의 벌처펀드에도 많은
사람들이 몰리고 있다.
이들 자금은 가능성 있는 벤처기업과 중소기업에 투자할 것을 엿보고 있다.
바로 주식자본주의가 가져다준 결과물들이다.
< 하영춘 기자 hayoung@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7월 9일자 ).
외환은행은 지금도 금융감독위원회의 눈치를 보고 있다.
지난번 주주총회에서 은행장 교체과정이 매끄럽지 않았던 "원죄" 때문이다.
이런 까닭에 외환은행은 언제 금감위의 "불호령"이 떨어질지 몰라 전전긍긍
하고 있다.
하지만 금감위에서 돌아오는 답변은 한결같다.
바로 시장이 평가할 것이라는 대답이다.
구조조정실적과 경영진의 경영능력에 대한 평가도 결국은 시장이 내릴
것이는게 금감위의 입장이다.
시장은 곧 주가다.
주가라는건 인위적으로 끌어올려지지 않는다.
일시적으로야 올릴수 있지만 이내 그 한계가 드러나고 만다.
"주가 1,000시대"가 기업에게 주는 화두는 바로 "시장의 평가"다.
시장에서 제대로 평가만 받으면 "만사 OK"다.
자금도 무궁무진하게 끌어쓸 수 있다.
기업홍보효과도 대단하다.
자금과 홍보는 함께 어우러지며 기업실적을 배가시킨다.
그렇지 않은 기업은 정반대다.
자금 끌어모으기가 여의치 않다.
실적도 제자리걸음이다.
아무리 장미빛 청사진을 내놔봤자 시장이 믿어주지 않는다.
자연 도태되고 만다.
주가 1,000시대로 뿌리내리기 시작한 "주식자본주의(stock capitalism)"의
시사점은 바로 이것이다.
정부가 과거처럼 산업재편을 앞장서 외칠 필요도 없다.
정책자금을 잇따라 설정, 특정기업을 밀어주지 않아도 된다.
중소기업과 벤처기업을 육성한다는 명목으로 금융기관과 보증기관 창투회사
등을 쥐어 짜지 않아도 된다.
그저 시장에 맡기고 감독자의 역할만 충실히 하면 기업은 시장에서 자기
배양력을 갖을게 분명하다.
<> 자금조달패턴의 변화 =대부분 기업들은 그동안 은행대출에 대한 의존도가
컸다.
툭하면 은행으로 달려가 자금을 끌어쓰기 바빴다.
그래도 장사가 될 때가 있었다.
그러나 외환위기를 겪으면서 "차입경영신화"는 무너졌다.
차입금이 많은 기업일수록 망하기 쉽다는 인식이 뿌리내렸다.
그 결과가 자금조달수단의 변화다.
은행창구에서 주식시장으로 과감이 발걸음을 돌린 것이다.
지난 상반기중 기업들은 직접금융시장에서 39조3천1백억원을 조달해 갔다.
작년동기(20조1천4백13억원)의 배에 달하는 규모다.
반면 은행등 금융기관대출(간접금융)은 15조원수준에 그쳤다.
직접금융규모가 간접금융의 3배에 달하는 셈이다.
직접금융중에서도 주식발행이 회사채발행보다 각광받았다.
이자를 물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기업공개와 유상증자를 통해 끌어간 돈은 총 18조7천14억원.
작년동기엔 5조3천5백47억원에 불과했다.
반면 회사채 발행규모는 14조1천5백78억원으로 작년동기보다 39% 늘어나는데
그치고 있다.
간접금융에서 직접금융으로, 회사채발행에서 주식발행으로 자금조달수단이
급격히 변하고 있는 것이다.
요인은 역시 주식자본주의다.
만일 주가가 오르지 않았고, 증시로 자금이 몰려들지 않았다면 언감생심
꿈도 꾸지 못했을 일이다.
이런 현상은 "주가 1,000시대"를 맞아 갈수록 심화될게 분명하다.
<> 기업경영패턴의 변화 =주식시장에서 기업들이 천문학적인 돈을 끌어
갔지만 차별화는 현격하다.
5대그룹은 상반기중 주식발행을 통해 9조2천9백22억원을 쓸어갔다.
전체의 절반에 달하는 규모다.
반면 중소기업은 2천6백80억원만 조달,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뿐만 아니다.
5대 그룹간에도 차이는 엄청나다.
상반기내내 구설수에서 벗어나지 못했던 대우그룹계열사의 유상증자실적은
전무하다.
반면 "나머지 4대그룹은 증시활황 덕분에 연말까지 부채비율 2백%를 거뜬히
달성할 전망"(강봉균 재경부장관)이다.
주식자본주의 시대가 도래했다고 해서 모든 기업이 그 혜택을 누릴수 있는건
아니라는 얘기다.
방법은 하나다.
바로 주주와 투자자에게 어필하는 경영전략 밖에 없다.
그러자면 수익성위주의 경영으로 탈바꿈해야 한다.
이익을 내서 주주에게 돌아가는 몫(배당)을 많게 해야 한다.
아울러 투명경영도 필요조건이다.
과거처럼 대주주 몇명이서 이익을 나눠 먹는다던가 분식결산을 통해 회사
실적을 부풀리는 행위는 더 이상 통용되지 않는다.
투명경영과 주주우선 경영을 해야만 시장에서 인정받을 수 있고, 주식
자본주의시대에 낙오하지 않는다.
<> 벤처기업 활성화방안 =주식자본주의는 중소기업과 벤처기업 활성화
정책에도 근본적 수술을 요구한다.
정책자금을 무더기로 만든다던가, 신용보증규모를 늘리는 식의 중소기업
활성화 정책은 더 이상 통용되지 않는다.
일단 창업할 기반만 마련해 주는 것으로 정부의 1차적 역할은 끝내야 한다.
그 뒤 코스닥시장에 등록한다든가, 벌처펀드등 각종 펀드를 끌어들이는
것등은 회사의 몫이다.
다행히 최근엔 창투회사의 투자조합과 코미트M&A 등의 벌처펀드에도 많은
사람들이 몰리고 있다.
이들 자금은 가능성 있는 벤처기업과 중소기업에 투자할 것을 엿보고 있다.
바로 주식자본주의가 가져다준 결과물들이다.
< 하영춘 기자 hayoung@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7월 9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