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활황의 가장 큰 수혜자는 뭐니뭐니해도 상장기업이다.

상장기업들은 증시활황을 발판으로 천문학적인 돈을 증시에서 끌어갔다.

이 돈은 기업들의 재무구조를 개선시키고 수익성을 호전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기업실적 호전은 다시 주가상승으로 연결되고 있다.

"주가상승->기업유상증자및 공개->재무구조및 수익성개선->주가 재상승"의
선순환고리가 형성되고 있는 셈이다.

물론 증시활황으로 인해 기업들의 구조조정이 흐려진다는 비판이 없는건
아니다.

부채규모를 줄이기 보다는 유상증자 등을 통해 자본금을 늘림으로써
부채비율을 낮추고 있다는 지적도 엄존하는게 사실이다.

그렇지만 증시활황은 기업들의 구조조정을 부추긴 긍정적인 효과가 더
크다는게 일반적인 평가다.

금융감독위원회 관계자들조차 "증시활황이 없었으면 기업구조조정은 상당한
난관에 부딪쳤을 것"이라고 인정하고 있을 정도다.

사실 증시활황으로 외국인자금은 예상외로 많이 들어왔다.

기업들의 구조조정도 탄력을 받았다.

유상증자를 통해 부채비율도 상당부분 끌어 내렸다.

이를 종합적으로 감안하면 기업이 살아나고 경제가 회복되는데 기여한
주된 요인은 바로 증시활황이다.

<> 얼마나 조달했나 =상반기중 기업들이 직접금융시장에서 조달해간 자금은
39조7천72억원에 달한다.

작년 상반기(20조1천1백6억원)에 비해 배 가까이 늘었다.

주식공모, 유상증자, 회사채발행을 포함한 수치다.

중요한 것은 단순한 증가규모가 아니다.

그 내용이다.

회사채발행보다는 주식발행을 통한 자금조달이 크게 증가했다.

상반기중 기업들이 발행한 회사채는 20조8천4백26억원.

작년 상반기(14조7천5백67억원)에 비해 41.2%(6조8백59억원)늘긴 했다.

그러나 주식발행을 통한 자금조달 증가액에는 미치지 못한다.

거래소상장기업과 코스닥등록기업이 상반기중 주식을 발행해 조달해간
자금은 총 18조8천6백46억원.

작년동기(5조3천5백49억원)에 비해 무려 3배이상 늘었다.

증권거래소에 상장된 기업들은 유상증자를 실시, 17조4천6백59억원을
끌어갔다.

코스닥시장에 등록된 기업들도 유상증자 1조2천7백1억원, 주식공모
1천2백86억원 등 1조3천9백87억원을 만들었다.

증시가 활황장세를 보이지 않았다면 불가능했을 어마어마한 규모다.

<> 어떤 의미가 있나 =기업이 주식발행을 통해 자금을 조달하는 것은
회사채발행을 통한 자금조달과는 질적으로 다르다.

우선 비용이 들어가지 않는 자금이다.

유상증자나 주식공모를 통해 조달한 자금에 대해선 꼬박꼬박 이자를 물지
않아도 된다.

연말에 배당부담이 있지만 그리 큰 부담은 아니다.

반면 회사채의 경우엔 이자를 물어야 한다.

똑같은 돈을 조달하더라도 주식발행을 통한 자금조달이 회사채발행보다
훨씬 유리하다.

기업들은 증시활황을 발판으로 무코스트자금을 조달, 기업활동에 투입
함으로써 양호한 경영실적을 거둘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한 셈이다.

기업들의 재무건전성개선에 기여하는 점도 빼놓을 수 없다.

주식발행을 통한 자금은 자기자본에 포함된다.

반면 회사채는 차입금(부채)으로 분류된다.

부채규모가 똑같다면 주식발행을 통한 자금이 늘어날수록 자기자본규모가
커져 부채비율은 낮아진다.

반대로 자기자본이 똑같을 경우 회사채발행이 늘어날수록 부채비율은
높아진다.

주식발행을 통한 대규모 자금조달은 기업들의 부채비율을 낮추는 긍정적
효과를 발휘하고 있다는 얘기다.

<> 하반기 전망은 =주식발행을 통한 자금조달은 하반기에도 상당할 전망
이다.

최대 30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유상증자만 27조여원에 달할 전망이다.

여기에 증권거래소와 코스닥시장에 새로 상장하거나 등록하는 기업도
줄을 이을 것으로 보인다.

< 하영춘 기자 hayoung@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7월 8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