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시장이 대활황이다.

하루 거래대금이 5조원을 넘고 주가지수는 1,000포인트를 목전에 두고 있다.

가히 폭발적인 장세라고 할 만하다.

이런 식으로 주가가 오른다면 어느 증권사 회장의 말대로 종합주가지수가
2,000포인트까지 오르는 것도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닌 것처럼 보인다.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경제 여건이나 증시환경을 볼때 최근의 주가 급등은
나름대로 충분한 근거를 갖고 있다는게 중론이다.

실물경제가 살아나고 자금이 넘쳐난다면 주가가 오르는 것은 자연스런
일이기도 하다.

더욱이 뉴욕등 세계 증권시장이 동반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것도 버팀목이
돼주고 있다.

그러나 노파심을 갖지 않을 수 없도록 하는 것은 급등세에 뒤이어 나타나는
필연적인 폭락 가능성이다.

증권시세의 폭락이 불러올 경제에의 충격은 아무리 경계해도 모자라지
않는다 할 것이고 더욱이 증권 시세에 또다시 버블이 형성되고 있는 중이라면
이는 매우 심각한 문제라 하겠다.

지금 주가를 밀어올리고 있는 수십조원의 시중 부동자금만 하더라도 이를
결코 자연스럽다고는 말할 수 없을 것이다.

투자부진의 반사작용으로 나타나는 자금의 잉여는 언제나 그랬듯이 버블로
귀착될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다.

더욱이 눈앞의 주가급등에 가려 무시 내지는 과소평가되고 있는 적지않은
악재들이 증권시장을 둘러싸고 있다.

꼬여만 가는 삼성자동차 뒤처리에서 보듯 대기업 구조조정은 언제라도
금융시장에 새로운 충격을 던질 가능성이 있고 인터넷등 첨단 기업에 대한
열풍은 아직 아무런 재무제표상의 증거자료를 내놓지 못하고 있다.

자금이 풍부하다고 하지만 공사채형 자금이 주식형으로 이동하면서 투신사
들의 장단기 자금관리에 균열이 발생할 가능성은 그 어느 때보다 높아져
있다.

이 경우라면 금리도 일시 급등할 가능성이 없지 않다.

일부에서 최근의 자금잉여를 30조원에 이르는 퇴직금의 집합체일 뿐이라고
폄하하고 있다는 사실도 결코 소홀히 할 수 없는 대목이다.

위안화 절하등 국제요인까지 감안하면 불확실성은 더욱 높아진다.

물론 증권 시세의 적정성이나 주가 움직임의 합리성 여부가 탁상에서의
토론을 통해 판단할 그런 주제는 아니라 할 것이다.

그러나 단기급등은 언제나 반사적인 급락을 불렀고 대폭등은 항상 대파국
으로 마무리되고 만다는 것은 주가가 1.000포인트를 넘어섰던 지난 89년이나
94년에도 그랬듯이 거의 "법칙"에 가깝다고 하겠다.

투자자들로서는 눈앞의 급등세에 현혹되지 말고 증권시장의 앞뒤를 잘 살핀
다음 투자에 나설 일이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7월 7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