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3M의 성공케이스는 외국기업이 강한 이유를 대변해 주는 대표적인
사례다.

3M도 IMF 관리체제의 여파로 지난해 매출은 14% 줄었다.

그러나 불황속에서도 무조건 "많이 팔고 보자"식의 가격인하 경쟁에 동참
하지 않았다.

가격경쟁에 뛰어들지 않는 대신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하고 수익성 중심으로
유통망을 재편하는 "교과서적인 경영"을 펼쳤다.

우선 직원들은 "고객명단 작성하기"에 들어갔다.

불황을 이기는데는 우선 "고객을 알아야 한다"고 판단해서였다.

본사직원들이 직접 고객명단을 챙기고 특성을 파악한 뒤 이를 바탕으로
시장분석 작업을 벌였다.

수익성이 좋지 않은 고객은 과감히 버리는 "선택과 집중"전략을 구사했다.

두번째로 포스트 잇 등 소비재 사업본부의 경우 도매시장과의 거래를
끊었다.

도매시장은 가격에 민감하다.

제품의 품질보다는 가격으로 경쟁하는 시장이란 얘기다.

수익성과 브랜드 이미지 중심의 경영이란 원칙에 맞지 않는 시장이었다.

대신 대리점수는 오히려 8곳 늘렸다.

불황기 역발상 경영이었다.

그렇다고 무조건 대리점 수를 늘리기만 한 것은 아니다.

대리점 사원들을 "프로영업맨"으로 무장시키기 위해 본사에서 직접 돈을
지원해 대리점 직원들을 교육시켰다.

하반기 시작한 "스몰 어카운트 개발프로그램"도 주효했다.

전국 3백60여개 대리점의 판매는 물론 납품에서 진열상황, 판매추이 등이
자동적으로 입력돼 본사에서 리얼타임으로 분석할 수 있도록 한 프로그램
이다.

3M은 이 자료에 입각해 매출 증가과 부진 요인을 즉각 분석해 대응해 간다.

이런 꾸준한 마케팅은 부채비율 20% 미만이라는 건실한 재무구조와 다국적
기업 특유의 자금력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 노혜령 기자 hroh@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7월 6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