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5년 8월 창사한 도루코는 면도날을 전문적으로 제조하는 중소기업
이다.

면도기를 비롯해 주방용칼 문구칼 다이아몬드공구 등을 만들고 있다.

철판을 잘라낸 뒤 열처리와 연마를 거쳐 코팅으로 마무리하는 면도날
생산공정의 특성 때문에 작업환경은 그리 좋지 않은 편이다.

그렇지만 가족적인 사업장 분위기와 창업자(탁시근.89) 특유의 장인정신이
곳곳에 배어있어 지난 20년간 안정된 노사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도루코는 지난해 심각한 경영난을 겪었다.

주력 제품인 1회용 면도기의 판매가 급격하게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외국의 유명부랜드 면도기가 판을 치는 상황에서 고급제품이 없다는 약점도
큰 요인이었다.

결국 현장근로자 1백24명중 40명과 사무직원 1백40명중 40명이 직장을
떠나야 했다.

도루코의 노사화합은 이 과정에서 역량을 보여 주었다.

노조는 감원대상자를 설득하는 등 구사운동에 적극 협조했다.

작년 매출액이 97년보다 20%가량 줄었지만 구조조정이 성공적으로 진행
되면서 소폭의 흑자를 낼 수 있었다.

도루코는 규모가 작은 대신 근로자들이 잘 뭉치는 곳으로 알려져 있다.

분임조 활동도 지난 97년부터 태스크포스팀제로 바꾸었다.

여기에는 노조원 뿐 아니라 사무직도 참여한다.

생산현장과 관리가 함께 돌아가게 한 것이다.

그 결과 제품불량률은 97년 1.9%에서 작년엔 1.5%로 떨어졌다.

올들어선 지난 5월 현재 1.1%를 기록했다.

이같은 가시적인 성과 뒤에는 노사간담회의 공도 크다.

임원진과 노조 간부들 간의 모임이 정례화 돼있다.

매월 모이는 모임에서는 단순히 노사문제만 논의되지 않는다.

회사의 중요한 정책사항은 물론 시장상황까지 전달된다.

현장의 애로가 곧바로 전달되는 것은 물론이다.

올해는 상황이 달라졌다.

작년말에 내놓은 야심작 "TG(Top Grade)-II"면도기가 잘 팔리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 매출과 수출액을 지난해보다 15% 늘리겠다는 게 도루코 노사의
공동목표다.

< 용인=최승욱 기자 swchoi@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7월 5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