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업계에 실명제 바람이 거세지고 있다.

누가 만들었고 누가 파는 제품인지 표시돼 있는 상품들의 인기가 하루가
다르게 높아지고 있는 것.

최근엔 도지사가 직접 나서 신선도를 책임지는 상품까지 등장, 눈길을 끌고
있다.

다이옥신 파동 등으로 식품위생이나 안전에 대해 불안해 하는 사람들이
많아진 것이 주된 이유다.

실명제의 범위도 우유 등 변질되기 쉬운 제품에서 육가공품이나 조미료 등
비교적 잘 변하지 않는 제품에 까지 확산되고 있다.

지난 5월 선보인 "제주 드림 포크"는 제주도 도지사가 품질을 보증하고
나서면서 판매에 불을 당긴 대표적인 예.

이 돈육은 도지사가 인증한 제주산 돼지고기라는 점을 내세워 홈플러스
서부산점에서 판매 첫달부터 5천만원어치 이상을 팔았다.

5월 한달간 5천2백만원, 6월엔 4천8백만원의 매출을 올린 것.

정육부문 판매 1위다.

일반 돈육이 월 평균 3천만원 정도 팔리는 것을 감안하면 두배에 가까운
수치다.

지난 96년 우유에 처음으로 생산자 실명제가 도입된 이후 대다수 유가공업체
들은 이미 이 제도를 시행중이다.

고추장, 식용유 등 다른 식품들도 생산자 이름을 표기하는 예가 꾸준히
늘고 있다.

대상(옛 미원)은 지난해 10여종의 고추장에 생산라인 담당자와 유효기간을
표기해 오던 것을 간장, 된장, 쌈장 등의 제품에까지 확대했다.

신동방의 "해표 식용유"도 겉포장에 생산 책임자의 이름과 생산 시간 등을
표기하고 있다.

롯데햄은 "떡갈비" 등 전 제품에 생산자 실명제를 도입했다.

제일제당은 조미료에까지 생산자 이름을 기입하고 있다.

이밖에 크라운 베이커리도 식빵에 출고날짜와 시간, 생산자의 이름을
알리는 생산자 실명제 도입을 검토중이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다이옥신, 코카콜라 파동 등으로 소비자들의 불안감이
높아지고 있다"며"제품에 대한 신뢰회복을 위해서도 실명제는 계속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 손승현 기자 sson@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7월 3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