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 '뛰어봤자...' 메뚜기 같은 인생 .. 박수룡 개인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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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뚜기는 아무리 뛰어도 멀리가지 못합니다. 한마디로 뛰어야 벼룩이지요.
메뚜기를 소재로 삼은 것은 저의 처지가 메뚜기와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서울 강남구 박영덕화랑(02-544-8481)에서 9일까지 개인전을 열고 있는
중견화가 박수룡씨.
그의 전시작품에는 메뚜기가 여러형상으로 나타난다.
반구상으로 된 작품이기 때문에 그림만을 봐서는 무엇을 의미하는지 알수
없다.
"자신의 처지를 메뚜기에 빗댔다"는 작가의 설명을 듣고서야 어렴풋이나마
그 뜻을 이해할수 있다.
그는 메뚜기에 대해 남다른 느낌을 갖고 있다.
메뚜기는 시골(전남 해남군 마산면 장촌리) 출신인 그에게 유년시절 더불어
살았던 친근한 분신이자 자연이다.
그렇기 때문에 성인이 된 지금 메뚜기를 화폭에 담는 것은 자신의 존재 표현
이자 지금까지의 삶을 되돌아보는 회고다.
"메뚜기의 춤 I, II" 작품속의 메뚜기는 석양을 배경으로 6월의 보리밭과
더불어 서정적이면서도 강한 분위기를 풍긴다.
커다란 눈과 사색하고 있는 자태는 인간의 모습과 아주 흡사하다.
이는 자신의 심정을 한데 묶어 메뚜기라는 대리물로 보여주려는 의도가
담겨있다.
뛰고 뛰어도 그 자리에 그대로 서있는 하잘것없는 자신의 존재를 함축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다.
미술평론가인 김복영 홍익대교수는 "박수룡은 현재 자신의 처지를 어릴때
같이 놀던 메뚜기를 통해 여러가지 형상으로 나타내고 있다"고 말했다.
"춤의 나라"에서는 메뚜기를 두사람의 춤꾼으로 의인화해 정신적 육체적으로
구속된 현실에서 탈출하려는 작가의 심정을 암묵적으로 서술하고 있다.
일부 선보인 조각작품들은 훼손된 자아의 편린들을 짜맞추고 인고의 감회를
표현하고 있다.
"대왕외투"나 "선 자"는 여러조각으로 해체된 메뚜기의 몸체를 재구성함
으로써 자신의 존재를 다시 확인하고자 한다.
조선대 사범대에서 그림을 공부한 박씨는 사대 출신으로는 꽤 성공한 화가축
에 속한다.
대한민국 대술대전 우수상과 월간미술세계 작가상을 수상하는 등 화단에서
실력을 인정받고 있다.
한때 전남 섬마을 고등학교와 대학등에서 그림를 가르쳤으나 적성에 맞지
않아 그만두고 현재는 작품활동에만 전념하고 있다.
이번 전시에는 5백호 크기의 대작 "백색 기억"을 비롯 "메뚜기의 춤"
"해남야그" 등 20여점이 출품됐다.
7번째 개인전이다.
< 윤기설 기자 upyks@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7월 2일자 ).
메뚜기를 소재로 삼은 것은 저의 처지가 메뚜기와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서울 강남구 박영덕화랑(02-544-8481)에서 9일까지 개인전을 열고 있는
중견화가 박수룡씨.
그의 전시작품에는 메뚜기가 여러형상으로 나타난다.
반구상으로 된 작품이기 때문에 그림만을 봐서는 무엇을 의미하는지 알수
없다.
"자신의 처지를 메뚜기에 빗댔다"는 작가의 설명을 듣고서야 어렴풋이나마
그 뜻을 이해할수 있다.
그는 메뚜기에 대해 남다른 느낌을 갖고 있다.
메뚜기는 시골(전남 해남군 마산면 장촌리) 출신인 그에게 유년시절 더불어
살았던 친근한 분신이자 자연이다.
그렇기 때문에 성인이 된 지금 메뚜기를 화폭에 담는 것은 자신의 존재 표현
이자 지금까지의 삶을 되돌아보는 회고다.
"메뚜기의 춤 I, II" 작품속의 메뚜기는 석양을 배경으로 6월의 보리밭과
더불어 서정적이면서도 강한 분위기를 풍긴다.
커다란 눈과 사색하고 있는 자태는 인간의 모습과 아주 흡사하다.
이는 자신의 심정을 한데 묶어 메뚜기라는 대리물로 보여주려는 의도가
담겨있다.
뛰고 뛰어도 그 자리에 그대로 서있는 하잘것없는 자신의 존재를 함축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다.
미술평론가인 김복영 홍익대교수는 "박수룡은 현재 자신의 처지를 어릴때
같이 놀던 메뚜기를 통해 여러가지 형상으로 나타내고 있다"고 말했다.
"춤의 나라"에서는 메뚜기를 두사람의 춤꾼으로 의인화해 정신적 육체적으로
구속된 현실에서 탈출하려는 작가의 심정을 암묵적으로 서술하고 있다.
일부 선보인 조각작품들은 훼손된 자아의 편린들을 짜맞추고 인고의 감회를
표현하고 있다.
"대왕외투"나 "선 자"는 여러조각으로 해체된 메뚜기의 몸체를 재구성함
으로써 자신의 존재를 다시 확인하고자 한다.
조선대 사범대에서 그림을 공부한 박씨는 사대 출신으로는 꽤 성공한 화가축
에 속한다.
대한민국 대술대전 우수상과 월간미술세계 작가상을 수상하는 등 화단에서
실력을 인정받고 있다.
한때 전남 섬마을 고등학교와 대학등에서 그림를 가르쳤으나 적성에 맞지
않아 그만두고 현재는 작품활동에만 전념하고 있다.
이번 전시에는 5백호 크기의 대작 "백색 기억"을 비롯 "메뚜기의 춤"
"해남야그" 등 20여점이 출품됐다.
7번째 개인전이다.
< 윤기설 기자 upyks@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7월 2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