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과 남미 남부경제공동체(MERCOSUR) 정상들이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자유무역지대 창설에 합의했다는 소식은 한동안 중단되다시피했던 세계적인
지역통합 움직임을 다시 촉진시키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점에서 관심을 끈다.

유럽 15개국 정상들과 브라질 아르헨티나 파라과이 우루과이 칠레등 남미
5개국 정상들은 또 회원국 금융위기에 공동으로 대처하고 세계 무역기구(WTO)
협상에서도 공동행동을 취하기로 했다는 소식이다.

물론 유럽국들과 MERCOSUR의 이날 합의가 당장 인구 5억7천만명의 세계최대
단일시장이 창설된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또 이해관계가 얽힌 복잡한 협상들이 순조롭게 진행될 것으로 보기도 어려울
것이다.

유럽국들 사이에서조차 농산물 교역을 둘러싼 갈등이 적지않고 MERCOSUR의
양대축인 브라질과 아르헨티나의 미묘한 갈등도 자유무역지대 창설에
장애물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이번 정상회담을 계기로 한동안 수면 아래로 잠복해있던 세계 경제의
지역통합 움직임이 지구촌의 현안으로 재부상할 것이라는 점을 우리는 결코
간과해선 안될 것이다.

특히 남미와 유럽의 이같은 접근이 중남미 지역의 안데스경제공동체(CAN)와
MERCOSUR의 통합을 앞당기고 궁극적으로는 미국을 자극해 미주자유무역지대
(FTAA) 창설을 오히려 촉진하게 될 것이라는 점에 이르면 이는 결코 강건너
불구경만은 아니다.

미국을 정점으로 미주대륙 전체를 단일 시장으로 묶겠다는 야심찬 계획인
FTAA의 경우 이미 실무작업반까지 구성돼 무역 금융등 분야별 협상을 속도감
있게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만일 FTAA가 예정대로 창설된다면 오는 2005년이면 세계 경제권역은 통합
유럽과 미주대륙으로 양분되는 결과에 이르게 돼 우리나라등 아시아 국가들의
입지를 크게 위협하게 될 가능성이 있다.

문제는 아시아 지역이다.

아시아 국가들은 비록 APEC 같은 기구를 가동하고 있다 하더라도 이것이
단일 시장으로까지 발전할 것이라고 보기는 어려운 게 사실이다.

또 아시아금융위기와 더불어 일본의 엔블록 구축등도 당분간은 물건너
갔다고 봐야 할 것이고 그렇다고 중국이 나설 입장도 아닌게 현실이다.

무역확대를 통한 경제발전을 추구할 수 밖에 없는 우리나라로서는 이같은
세계경제의 지정학적 재편과정에서 결코 소외돼서는 안된다고 할 것이다.

기업들은 물론 정부 차원에서도 현지거점 확보와 양자간 협정등을 통해
무역기회를 최대한 확보해가는 국가적 전략을 가동해야 할 때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7월 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