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확실하던 요소가 가닥이 잡혀진만큼 호재다. 단기충격에서 벗어나 냉정을
되찾으면 주가는 다시 오름세를 탈 것이다".

"아니다. 자동차 빅딜이 무산됨에 따라 관련기업과 은행이 어려워질 것이다.
조정을 모색하던 증시에 걸맞는 꼬투리를 제공했기 때문에 주가는 당분간
게걸음 내지 조정국면을 보일 것이다".

삼성자동차가 예상을 뒤엎고 법정관리를 신청한데 대해 증시전문가들의
해석이 엇갈리고 있다.

이건희 삼성그룹회장이 2조8천억원에 달하는 사재를 출연키로 함으로써
삼성계열사와 은행의 자금부담이 줄어들었다는 점에서 호재로 분석하는
낙관론자가 있다.

반면 삼성자동차의 빅딜 상대방이었던 대우그룹과 채권은행들에게 부정적
영향을 미침으로써 주가도 약세로 돌아설 것이라는 전망도 만만치 않다.

30일 주가흐름도 이같은 시각을 반영해 폭락과 반등을 반복하는 널뛰기
장세가 펼쳐졌다.

<>호재.추가상승론 =김영일 미래에셋자산운용 주식운용2본부장(한경펀드
매니저클럽 멤버)은 "주식시장이 삼성자동차의 법정관리를 악재로 받아들이고
있는 것은 내용을 제대로 파악하지 않은데 따른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건희 회장이 사재를 투입해 삼성계열사의 자금부담이 거의 없으며 채권
은행단에도 그다지 부담이 되지 않는다는 점에서 오히려 호재"라는 설명이다.

강인호 한빛은행 단위형금전신탁과장(한경펀드매니저클럽 멤버)도 "외국인은
이회장의 사재출연을 긍정적으로 보고 삼성전기등을 대량으로 매수하고 있다"
며 "정부가 삼성자동차의 법정관리에 대해 금융제재를 가하지 않는한 대형
호재임에 틀림없다"고 분석했다.

장희순 다이와증권 전무도 "재벌개혁에 대한 정부의 강력한 의지가 확인된
만큼 구조조정이 활발해질 것"이라며 "단기조정을 거친 뒤 주가는 다시
상승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악재.조정론 =이창훈 삼성투자신탁운용 주식운용팀장(한경펀드매니저클럽
멤버)은 "주식시장은 삼성자동차의 법정관리 신청을 빌미로 삼아 상승국면을
마무리하고 조정국면에 들어갈 것"이라고 진단했다.

"자동차빅딜이 무산됨에 따라 빅딜의 상대방이었던 대우그룹이 영향을 받을
것이며 은행들도 영향권에서 벗어나기 힘들 것이기 때문"이다.

그는 "7월중에 7조원에 달하는 유상신주가 상장되는 것도 증시에 부담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영수 동양오리온투자신탁 주식운용1팀장(한경펀드매니저클럽 멤버)도
"삼성자동차 법정관리신청이 좋은 뉴스는 아니다"라며 "적극적으로 주식을
매수하기에는 부담이 많다"고 지적했다.

<>전망 =삼성자동차의 법정관리 신청외에 한진그룹의 특별세무조사,
대우그룹의 긴급사장단 회의등이 동시다발적으로 일어나고 있다.

뭔가 강력한 재벌개혁방안이 이뤄지고 있다는 것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정부의 추진의지가 그 어느 때보다 강한 것으로 감지되고 있다.

기업의 구조조정이 가시화되고 있다는 점에서 호재임에 틀림없다.

그러나 구체적인 모습이 어떨 것인지에 대해선 아직도 불투명하다.

"물밑에서 이뤄지고 있는 재벌개혁 방안이 가시화될 때까지 주식시장은
"풍문"에 따라 상승과 하락이 반복될 것"(박용선 SK증권 리서치팀장)으로
전망된다.

< 홍찬선 기자 hcs@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7월 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