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보철강등에 대한 부실대출 혐의로 1심판결에서 4백억원을 배상하라는
판결을 받았던 제일은행의 전 경영진이 소액주주에 대한 정부의 주식소각조치
덕분에 한푼도 배상하지 않아도 되는 횡재(?)를 하게됐다.

30일 금융계와 법조계에 따르면 제일은행 임원이었던 이철수 전행장과
신광식 전행장, 이세선 전전무, 박용이 전상무등 4명은 소액주주 주식소각
으로 제일은행에 한푼도 배상하지 않아도 되는 행운을 얻었다.

대표소송을 냈던 소액주주 주식이 전량 소각되면 주주자격을 상실,
원고로서 소송을 진행할수 없기 때문이다.

이철수 전행장등 제일은행 전임원들은 지난해7월 서울지법 1심판결(재판장
전효숙 부장판사)에서 한보특혜비리로 소액주주들이 손해를 봤다는 이유로
4백억원을 배상하라는 판결을 받았다.

참여연대를 중심으로 한 소액주주 52명이 제일은행 부실책임을 물어 당시
임원들에 대한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 1심에서 원고전액 승소판결을
받아냈다.

그러나 제일은행 임원들은 판결에 대해 불복, 항소했고 현재 서울고법에서
항소심이 진행중이다.

법조계 관계자는 "주주대표소송은 민사소송이기 때문에 원고인 소액주주가
주식소각으로 원고인 자격을 상실할 경우 법원은 사실여부에 대한 판단없이
소송요건을 갖추지 못했다는 이유로 주주대표소송을 각하시킬 수밖에 없다"
며 "주식이 완전매각되는 7월8일이 지나면 1심 판결이 무효가 된다"고
말했다.

이에대해 주주대표소송을 주도한 참여연대 김석연 변호사는 "소액주주의
지위를 재판이 끝날때까지 임시로 유지할수 있도록 하기위해 가처분 신청을
지난29일 법원에 제출했다"며 "감자명령이 효력이 발생하기 이전에
가처분신청이 받아들여지면 주주대표소송을 계속 유지할수 있다"고 말했다.

< 현승윤 기자 hyunsy@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7월 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