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은 공동여당이 파업유도의혹에 대한 제한적 특검제와 단독 국정조사
를 단행키로한데 대해 강력히 반발했다.

이회창 총재는 29일 부산 문화회관에서 열린 한나라당 부산시지부 후원회에
참석, "여당이 종전 입장을 되풀이하는 자세로는 현재의 국정을 풀 수 없다"
며 강력한 경고 메시지를 보냈다.

이 총재는 "김대중 대통령이 집권당 총재며 국가수반으로서 정국을 풀어
가고 안정된 국정을 운영하려면 국민의 뜻을 존중해야 한다"며 파업유도
의혹과 옷로비 의혹에 대해 국정조사및 3년 시한의 전면적 특검제 제도화를
거듭 주장했다.

이를 위해 이 총재는 김 대통령의 미국방문 이전에 이에 대한 해답을
제시해야 한다고 여당측에 재차 요구했다.

이 총재는 이어 현 정권을 "부패정권" "안보 약체정권"으로 규정하는등
강도높게 비판했다.

그는 "현 정권이 파업유도 공작을 벌이고 국가정보원이 언론단과 정치단
이라는 조직을 새로 구성해 언론및 정치인 사찰을 벌이려 하는등 민주주의를
파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뇌물옷의혹"이나 "3.30재보선시 50억 부정선거자금 살포의혹" "유종근
전북지사 거액달러 도난의혹"등을 거론하며 "현정권이 썩어가고 있다"고
규탄했다.

한편 이 총재는 이자리에서 "김영삼 전 대통령과 관계가 악화되거나 입장에
커다란 차이가 있는게 아니다"고 밝혀 김 전 대통령과 관계개선에 나섰다.

이 총재는 "지난번 "2중대" 발언으로 약간의 상호간 오해가 있었지만 관계가
그렇게 악화된 것은 없다"고 말했다.

그는 "야당이 야당으로서 제자리를 잡고 제대로 하기를 바라는게 김 전
대통령의 뜻이라 생각하고 한나라당도 이곳 부산에서 야당의 역할이 제대로
인식되고 이해해주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부연 설명했다.

나아가 "김대중 정권이 독재화로 가는 것을 막고 국정을 바로잡아야 한다는
입장에선 김 전 대통령과 차이가 없는 만큼 각자 감시 견제 비판하는 일을
해나갈 것"이라며 YS와 계속 협력하자는 뜻을 드러냈다.

이 총재는 이어 대구를 방문, 영화배우인 강신성일 위원장(대구동갑)
후원회에서 박정희 전 대통령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를 했다.

그는 "국민의 힘을 결집해 근대화와 산업화의 초석을 놓은 박 전 대통령의
업적을 과소평가해서는 안되며 그 과정에서 정치적 곡절이 있었던 것은
역사적 평가에 맡겨야 한다"고 말했다.

또 "역사의 교훈을 정략적 정치적으로 이용해 그분의 공적에 누를 끼치려
해서는 안된다"며 역사적 화해를 시도하고 있는 김대중 대통령에 대한
비판과 함께 대구지역 민심 얻기에 애쓰는 모습을 보였다.

< 부산/대구=정태웅 기자 redael@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6월 30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