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아침을 좋아한다.

주어진 하루 어느 한때도 귀중하지 않은 시간이 없으나 내게 있어 아침은
시간의 의미에 경외심을 갖게 하는 소중함 그 자체다.

자리에서 일어나면 잠시 묵상을 한후 곧 채비를 해 들풀내음과 어울릴 만큼
깨끗해진 양재천 뚝방을 따라 속보로 걷는다.

주중 2~3일은 집에서 얼마되지 않은 거리에 있는 구룡산에 올라 약수를
떠오기도 한다.

남보다 먼저 하루의 시작을 맞으러 나온 사람들과 마추치면서 신선하고
상쾌한 공기를 마시는 기분은 환희 바로 그것이리라.

그 장대함과 남성다움에 매료돼 나는 북한산을 자주 찾는다.

등산은 산아래에서 있었던 걱정거리를 잊게헤 마음의 평정을 되찾게 해줄
뿐만 아니라 보행중에 차분하게 생각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주기도 한다.

지금은 은행식구들과 함께 하는 토요산행이 되었지만 사실 북한산을 찾은
것은 수년전부터다.

한동안 골프에 심취하기도 했으나 골프를 그만둔후 무작정 찾기 시작한
곳이 북한산이었다.

구기동에서 시작하는 대남문코스를 주로 오르지만 이북5도청에서 연화사~
금산사~비봉능선~암문~대남문 코스를 즐기기도 한다.

또 구기동 매표소에서 약 2백m 올라가 오른쪽으로 붙어 능선을 따라 보현봉
에 올라 심호흡을 하고 나면 천하를 얻은 듯한 기분에 사로잡힌다.

정상에 오른 후에는 하산을 서둘러 목욕탕을 찾아 반신욕을 즐긴다.

선배로부터 전수받은 반신욕의 참맛을 아는데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간단한 샤워를 한후 열탕에 들어가 명치정도까지만 몸을 담그고 15~20분
정도 있는다.

입욕후 약 5~6분이 지나면 쉴새없이 땀이 흐르는데 온몸에 쌓였던 노폐물이
전부 빠지는 듯한 기분이다.

반신욕은 근육을 이완하고 혈관작용을 활발하게 만들어 체내 기혈순환을
좋게 한다.

피부가 좋아진다고 한다.

나에게 반신욕은 평상심으로 몰입하는데 으뜸이다.

선배는 불면증 해소에 도움을 받았다고 하는데 숙면에도 효과가 있는 것
같다.

나는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큰병으로 병원신세를 져본 일이 아직 없고
보약이라는 것을 먹어본 일도 없다.

도 이정도나마 건강을 유지하는 것은 현대인의 만병의 근원이라고 하는
스트레스를 되도록 빨리 떨쳐버리려는 노력 덕택이 아닌가 싶다.

특히 나의 건강은 모든 일에 진심으로 감사하는 마음에서 비롯된 것으로
믿는다.

우리 은행이 어려운 한 때를 맞았었으나 강한 정신력과 건강한 사고로
최선을 다하는 우리 은행 식구들, 그리고 고객들에게 깊이 감사하고 있으니
나는 건강할 수 밖에 없는 것 아닌가.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6월 29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