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침을 이용해 각종 질환을 치료하는 사람들이 많다.

독을 약으로 이용하는 치료법의 하나다.

벌독을 치료에 이용하는 방법은 기원전 3백~4백년 경에 그리이스 이집트
바빌로니아의 의사들에 의해 시행됐다.

현재 독일 오스트리아 스위스 영국 등에선 벌침요법에 대한 연구가 활발하고
실제치료에도 널리 이용되고 있다.

상대적으로 미국과 동아시아지역에서는 활용도가 낮은 편이다.

국내서는 경험을 통해 효과를 알고 있는 양봉원이나 외국의 책을 통해
자습한 벌침요법사들이 일부 벌침을 놓고 있다.

벌침에는 멜리틴(스테로이드보다 강한 항염증 작용이 있음) 아돌파린(항염
증 진통 진정효과) 아파민(항염증 진정 면역증강 효과) 등의 성분이 있다.

또 도파민 세로토닌 노르에피네프린 히스타민과 같은 신경전달물질도
다량으로 들어있다.

이같은 신경전달물질은 벌에 쏘였을때 "아야" 소리를 내게 만들지만
여러가지 질병의 증상을 완화시켜주는 효능도 있다.

벌침요법가들은 이런 물질들이 면역글로브린의 생성을 유도해 면역력을
증가시켜준다고 주장한다.

벌침은 강직성척추염 다발성경화증 관절염 등의 근골격계 염증질환에서
극적인 효과를 나타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들 질환은 어차피 서양의학으로는 뚜렷한 치료대책이 없기도 하다.

나머지 질환은 효과가 그리 높지 않은 편이다.

하지만 벌독은 경우에 따라 대단히 위험할 수 있다.

벌에 쏘여 과민성이 생긴 사람이 다시 벌에 쏘이면 아나필락시스 쇼크로
치명적인 상태에 빠질 수 있다.

따라서 환자는 벌독에 대한 과민성을 반드시 체크받은 뒤에 치료를 받아야
한다.

이밖에 심장병 결핵 당뇨병 매독 임질환자나 생리중인 여성에게는 좋지
않다.

발열 쇼크 염증 등이 생길 수 있다.

그래서 벌침요법가들은 독이 약한 양봉을 주로 쓰고 말벌이나 한봉은 쓰지
않는다.

일부는 벌을 키우기가 번거롭고 다루기 어려워 따로 추출한 벌독으로 주사를
놓기도 하는데 벌을 이용해 직접 놓는 것보다 효과가 떨어진다.

벌침요법의 부작용은 붓고 가려운 것이다.

누구든 처음 1년가량은 이런 증상을 겪는다.

오래 벌침을 맞으면 면역이 생겨 이런 부작용이 줄어든다.

붓고 가려움증이 심하면 항히스타민제나 소염제를 복용해야 한다.

< 정종호 기자 rumba@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6월 26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