옷로비 사건을 풍자한 책 "모피코트는 진실을 알고 있다"(늘푸른소나무
펴냄)가 나왔다.

상류층 부인들의 사치를 꼬집는 작가 17명의 꽁트, 신문만평, 네티즌들의
쓴소리를 담은 책이다.

옷에 이어 그림로비 의혹까지 불거진 상황이어서 더욱 관심을 끈다.

작가들은 서민층 주부의 애환을 통해 고관 부인들의 눈꼴시린 행태를 꼬집는
등 옷로비 사건을 "펜"으로 심판했다.

이승우씨는 "그럼 벗고 다녀요?"라는 콩트에서 가상의 장관부인을 내세워
가진 자의 특권을 역설적으로 항변하며 화살을 퍼붓는다.

이순원씨는 "모피속에서 포르노와 정치가 만났을 때"에서 특권층과 정치권의
빗나간 의식을 "어용 여론조사"로 풍자한다.

김정례씨는 양반집 여인이 상궁에게 로비를 벌이다 광해군을 몰락시킨
야사를 김태정 전법무장관에 빗댔다.

고원정씨의 글에는 전장관 부인으로부터 "가장 센 사람"에게 전화하라는
충고를 듣는 신임 장관 부인이 등장한다.

그 "센 사람"이 다름 아닌 의상실 사장이어서 실소를 자아낸다.

텔레토비와 모피코트를 의인화한 대목도 나온다.

"입지 않고 걸쳤다" "옷 때문에 옷 벗는다" 등 신종 유행어와 PC통신의
"말 펀치"들이 함께 실렸다.

출판사측은 "고급옷 로비의혹 사건이 충분히 규명되지 않은 채 서민들의
가슴에 불만 지르고 일단락돼 사회적 경각심을 환기시키기 위해 책을 냈다"며
"수익금의 일부를 청빈한 공직자들에게 돌려주겠다"고 밝혔다.

< 고두현 기자 kdh@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6월 24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