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이 덥다고 찬 음식만 찾다가는 입맛을 잃기 쉽다.

몸이 냉해져 오히려 건강을 해치는 수도 있다.

이런 까닭에 여름철이면 일부러 찾아 먹는게 보양식이다.

대개의 보양식은 스태미나 강화 효과도 겸하고 있다.

선조들은 삼복에 보신탕 삼계탕 장어백숙 용봉탕 뱀탕 메기찜 등으로
건강을 지켜 왔다.

지금도 큰 사랑을 받고 있다.

하지만 보양식이라고 무조건 찾을 일은 아니다.

옛날에는 지방질 단백질 무기질 비타민 같은 영양소 섭취가 부족했기
때문에 여름보양식이 건강에 큰 도움이 됐다.

그러나 현대는 영양과잉시대다.

보양식에 지나치게 탐닉하면 도리어 비만 동맥경화 당뇨병 등 만성퇴행성
성인병을 유발할 수 있다.

특히 40대이후의 중년은 고지방 고콜레스테롤 음식을 주의해야 한다.

또 필요이상의 단백질은 체내에 흡수되지 않고 몸에서 열만 발산시키며
칼슘만 소모시키는 역효과를 낳는다.

"특별한" 효과를 기대하지 말고 부담없는 영양식으로 보양식을 찾는게
바람직하다.

노완섭 동국대 식품공학과 교수의 도움말로 여름철 보양식의 특징을
알아본다.

<> 삼계탕 =닭고기는 다른 육류보다 육질을 구성하는 섬유가 가늘고 연하다.

또 지방질이 근육속에 섞여 있지 않기 때문에 맛이 담백하고 소화흡수가
잘된다.

이 때문에 남녀노소에 좋은 보양식이 될 수 있다.

특히 질좋은 단백질과 지방질 섭취가 필요한 임산부에게 닭을 넣고 미역국을
끓여 먹이면 좋다.

닭고기에는 메치오닌을 비롯한 필수아미노산이 많아 체세포의 교체와 재생
에 효과적인 기능을 발휘한다.

또 닭날개 부위에 많은 뮤신은 성장촉진과 운동기능을 증진시키고 단백질의
흡수력을 높여준다.

삼계탕에 곁들이는 인삼은 체내효소의 활성화를 통해 신진대사를 촉진하고
피로회복을 빠르게 해준다.

<> 장어백숙 =장어에는 여름철에 고갈되기 쉬운 비타민A가 다량으로 들어
있다.

1백g당 4천2백22IU(국제단위)가 들어 있다.

5년 이상된 장어에는 쇠고기보다 무려 1천배나 많은 비타민A가 함유돼 있다.

비타민과 무기질이 풍부한 데다 장어에 들어 있는 불포화지방산은 모세
혈관을 튼튼하게 해 고혈압 예방에 좋다.

소화 흡수가 잘되는 단백질도 다량 함유돼 있다.

몸의 생기를 왕성하게 해주는 여름 보양식으로는 그만이다.

장어에 마늘 생강 양파 후추 등을 넣고 백숙으로 끓여 먹는게 가장 좋다.

<> 용봉탕 =민물고기중의 용(룡)이라 불리는 잉어와 봉황으로 격상시킨
오골계가 주된 재료다.

여기에 인삼 밤 생강 대추 찹쌀 표고버섯 마늘 후추 등이 들어간다.

잉어는 필수아미노산이 많고 소화흡수가 잘되는 단백질로 구성돼 있다.

비타민과 칼슘 철분 등의 무기질도 듬뿍 들어 있다.

그래서 임산부 회복기환자 간질환환자 허약어린이에게 좋다.

정력증강에도 도움이 된다고 한다.

정액의 주성분인 히스티딘과 아르기닌이 많이 함유돼 있기 때문이다.

<> 보신탕 =동물보호단체들의 공격을 받고 있는 식품이다.

예부터 혈액순환을 돕고 양기를 높이는 식품으로 전해져 왔다.

다른 육류에 비해 단백질과 지방질이 약간 많은 편에 속한다.

따라서 고단백 고지방 식품의 공통적인 특징으로 얼마간 계속 먹으면 정액
사정량이 늘어나게 된다.

보신탕의 장점은 높은 소화력에 있다.

단백질은 아미노산으로 분해돼 흡수되는데 개고기는 아미노산 조성이
사람과 가장 비슷하다.

따라서 단백질 흡수율이 높아 예로부터 병후회복이나 수술후에 보신탕을
권해 왔다.

또 보신탕은 성인병의 원인으로 지목되는 포화지방산이 적은 반면 몸안에서
잘 굳지 않으며 몸에 이로운 불포화지방산이 많은 식품이다.

지방질을 구성하는 지방구의 크기도 소기름이나 돼지기름에 비해 6분의 1
정도밖에 안돼 과식해도 탈이 나는 경우가 거의 없다.

하지만 개고기가 다른 육류에 비해 무조건 월등하다고 믿는 것은 잘못이다.

개고기 식용을 혐오하는 국제적 여론 때문에 영양학적 가치가 제대로
연구된 사례가 없다.

이로인해 효과가 과장된 경향이 있다는게 식품전문가들의 견해다.

특히 동물보호라는 점에서도 생각할 여지가 있다.

< 정종호 기자 rumba@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6월 24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