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로와 두산의 광고 모델간 "성 대결"이 싱겁게 끝났다.

두산은 최근 진로의 "참진이슬로" 소주와 맞대결을 벌였던 "그린" 소주의
광고 모델을 여자 탤런트 김혜수로 전격 교체 했다.

맑고 순한 술을 강조하는 그린소주의 광고 컨셉은 그대로 두고 모델만
남자인 탤런트 이성재에서 김혜수로 바꾼 것.

메인 카피는"MADE IN 자연(자연이 만든 소주)"이란 문구를 살려 내보내고
있다.

주류 업계에서는 그린 소주의 모델이 불과 한달 여만에 여자로 바뀐 것을
두고 해석이 분분하다.

관계자들은 "깨끗한 여자"의 이미지를 앞세운 참진이슬로의 광고모델
탤런트 이영애와 그린소주의 모델 이성재가 성대결로 관심을 끌었던 점을
지적, 두산이 광고싸움에서 한발 물러선 것이 아닌가 보고 있다.

또 역시 주류 광고에는 여자 모델이 제격이라며 남자 모델의 광고 효과가
떨어져 바꾼 것 같다는 견해도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이에 대해 두산측은 그린소주가 처음 나왔을때도 김혜수가 모델로
활동했으며 이번에 다시 기용해 쓰게 됐을뿐 이라고 밝혔다.

건강하고 싱싱한 이미지의 김혜수가 그린소주와 잘 맞는다는 설명이다.

경쟁사인 진로는 모델 교체에 대해 크게 반기는 분위기다.

참진이슬로의 판매량이 급증하는 추세여서 두산의 광고모델이 누구이건
상관없다는 반응이다.

또 모델 교체는 광고대결에서 열세를 인정한 증거가 아니겠느냐고 주장하고
있다.

더 나아가" 산소같은 여자" 이영애의 인기몰이가 건강한 이미지를 앞세운
김혜수의 등장에도 불구, 쾌조를 지속할 것으로 낙관하고 있다.

진로와 두산의 라이벌 싸움은 소주시장에 순하고 부드러운 술 유행을 빠른
속도로 확산시키고 있다.

이와 함께 광고싸움도 톱모델 김혜수와 이영애 간의 맞대결로 좁혀져
볼만한 구경거리로 떠올랐다.

경품판촉 경쟁으로 연초부터 화끈하게 막이 올랐던 소주전쟁은 올들어
이래저래 많은 볼거리를 낳고 있는 셈이다.

< 최인한 기자 janus@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6월 24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