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년대 들어 생산성 향상 운동과 원가절감 운동을 펴다가 시장이 공급과잉
으로 변하면서 품질을 강조하게 됐지요"

삼성전관 부산공장의 황규병 공장장(전무)은 공급과잉으로 품질의 중요성이
높아져 6시그마 운동을 도입했다고 설명했다.

공급이 부족할 때는 생산성을 높이고 원가를 절감해 가격 경쟁력을 키웠으나
시장이 개방되고 공급과잉을 보이면서 가격으로 승부를 걸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그는 설명했다.

회사 정문에 "품질은 회사 존립의 기반"이라는 커다란 슬로건을 걸어 둔
것도 이러한 환경 변화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그는 덧붙였다.

황 공장장은 6시그마 운동을 도입한 후 표준지키기 운동을 꾸준히 펴왔다.

부산 공장보다 늦게 6시그마 운동을 도입한 중국 공장의 품질이 더 좋다는
내부 평가가 나오자 지난해엔 "SQM(표준품질생산운동) 명예찾기 운동"을
전개했다.

그리고 올들어서는 "SQM 정착 90일 운동"과 "SQM 심화정착 60일 운동"을
잇따라 시행했다.

캠페인을 벌이면서 그는 우수한 실적을 올린 분임조를 선정해 포상하고
사기를 돋우고 있다.

"6시그마 운동은 사실 표준 지키기부터 시작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작업을 표준대로 해야 불량이 규칙적으로 나타나고 이를 제거할 수 있는
방법을 찾을 수 있지요. 그러나 한국인들은 대체로 느낌이나 감으로 일을
하는 경향이 없지 않습니다"

황 공장장은 6시그마 운동이 고도의 통계적 기법을 활용하는 점을 들어
직원들이 통계에 근거한 과학적 접근을 해야할 필요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6시그마 운동의 성공 요소와 관련, 교육을 먼저 내세웠다.

직원들이 6시그마의 기본원리는 물론이고 통계적 기법도 어느정도 숙지하고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직원들이 6시그마에 대한 지식을 갖추도록 벨트제도를 운영하고 있지요.
기본 자격인 화이트 벨트는 모든 직원이 따도록 하고 있습니다. 그린벨트는
현장에서 프로젝트를 수행해 2천만원이상의 품질 비용 절감 효과를 얻은
직원에게 부여하고 있지요"

6시그마에 대한 최고 경영자의 의지와 품질에 대한 직원들의 의식도 6시그마
의 성공 요소라고 그는 말했다.

"6시그마 운동은 효과가 당장 나타나지 않습니다. 따라서 의지를 갖고
꾸준하게 추진해야 합니다. 직원들이 효과를 느낄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는
것도 필요합니다. 예를들어 품질개선 성과를 그래프로 그려 여러 직원들이
볼수 있도록 넓은 장소에 게시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지요"

황 공장장은 직원들이 좋은 품질의 제품을 만들지 않고는 살아남을 수
없다는 위기 의식을 갖도록 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그는 6시그마 운동을 펼친 이후 품질이 점차 개선되는 것을 볼 때 보람을
느낀다고 설명했다.

지난해까지만 하더라도 해외 바이어들이 품질에 불만을 나타냈으나
올들어서는 이러한 불만이 점차 사라지고 있다고 그는 소개했다.

특히 까다로운 일본업체들이 주문량을 늘리겠다는 통보를 해올 때 6시그마
운동의 보람을 느낀다고 덧붙였다.

< 박주병 기자 jbpark@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6월 22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