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 IMF시대를 맞아 "효율성"이 기업 경영의 키워드로 등장했다.

"구조조정을 통한 슬림화"가 IMF시대의 슬로건이었다면 이제는 "효율적
경영"이 기업 경영의 모토가 되고 있다.

효율중시의 경영은 6시그마를 부각시키고 있다.

고도의 통계적 기법을 사용함으로써 불량률을 체계적이고 과학적으로 줄여
나가는 6시그마의 특성 때문이다.

6시그마는 게다가 제조공정은 물론 연구조사 설계 구매 총무 등 경영활동의
전 분야에 걸쳐 적용할 수 있다.

국내 기업의 수익성을 살펴 보면 6시그마를 도입해야 하는 이유가
분명해진다.

지난해 상반기 국내 제조업의 경상이익률은 평균 마이너스 0.4%.

1천원어치를 팔아 4원이 밑졌다.

헛장사를 했다는 얘기다.

이에비해 미국기업들은 경상이익률이 무려 8.3%에 달한다.

매출액 1천원당 83원의 이익을 남긴 셈이다.

국내 기업들의 수익성이 이처럼 떨어지는 데는 여러 이유가 있다.

차입경영으로 부채가 많아 이자비용이 컸다.

또 인건비도 부담스런 요소였다.

그러나 이러한 요인들은 IMF체제 이후 점차 사라지고 있다.

이제 주요한 것은 품질이다.

품질수준은 아직까지 선진국 문턱에서 요원하다.

국내 제조업체의 품질 실패비용은 지난 97년 기준으로 무려 53조원.

같은 해 제조업의 국내 총생산액(GDP)은 1백78조원으로 생산액의 29.7%가
잘못 만들어진 제품을 고치는데 들어갔다.

미국은 어떤가.

미국 5백대 기업의 품질 실패비용은 15%에 불과하다.

품질 실패비용이 많이 들어가면 원가가 높아져 가격 경쟁력이 뒤지게 된다.

한번 고친 제품은 다시 고장날 확률이 높아 소비자들의 불만을 사게 된다.

"1백만개중 3.4개의 불량품"을 목표로 하는 6시그마 품질 경영은 그래서
필요하다.

"99.99966%"라는 사실상의 "불량률 제로"를 지향할 때 품질비용을 극소화할
수 있다.

그렇지만 불량품이 1백만개중 1천개(1천PPM)면 "잘한다"는 소리를 듣는게
국내 품질수준의 현주소다.

앞서가는 기업들이 추구하는 목표수준이 1백PPM이다.

IMF 사태는 전환의 계기를 마련해 줬다.

"고비용 저효율" 구조를 깨뜨리려는 노력을 확산시킨 것이다.

기업활동의 좌표도 "매출 증대"에서 "이익 우선"으로 바뀌고 있다.

6시그마는 경영측면에서도 국내 기업들의 탈바꿈 노력에 적합하다.

먼저 6시그마 경영은 기업이 최고의 이익, 최대의 효율을 낼 수 있도록
"최적 조건"을 찾아주는 경영 기법이다.

생산현장은 물론 판매와 구매 관리 회계 등 기업 경영의 모든 부문에서
적용가능하다.

직감이나 경험이 아니라 통계적 방법으로 접근해 효율을 극대화할 수 있는
방안을 "매뉴얼화"하는 형식을 취한다.

물론 많은 돈과 시간을 투자하면 품질은 좋아진다.

그렇지만 6시그마 경영은 비용과 시간을 최대한 줄이면서 고객이 원하는
품질을 만들자는 것이다.

"발상의 전환"을 가져다 주는 혁신운동이라는 점에 매력이 있다.

6시그마는 세계 최우량 기업을 지향하는 경영 목표이기도 하다.

뜻을 높게 세워야 높게 오를 수 있다.

아시안 게임의 기록을 겨냥하면 아시아권 선수로 머물 수밖에 없다.

세계 신기록을 목표로 해야 세계 신기록이 나온다.

기업경영도 마찬가지다.

6시그마가 추구하는 경영의 목표는 "세계 최고"다.

한마디로 "목표치를 높이는 경영"으로 바꿔 말할 수 있다.

6시그마 경영 철학 가운데 하나는 "종업원 교육"이다.

교육에 투자한 비용은 10배 이상의 성과를 가져다 준다고 확신하고 최고의
엘리트 직원을 육성하는데 힘을 쏟는다.

부하 직원을 6시그마 교육과정에 참여시키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관련
임원 17명을 무더기로 해고한 미국 제너럴일렉트릭(GE)의 사례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

6시그마 경영은 기업 이익을 늘리는데 관심이 있는 것은 아니다.

그보다는 고객 만족이 최우선 목표다.

은행 신용카드를 예로 들어보자.

국내에선 신청에서 발급까지 보통 15일 가량이 걸린다.

신용카드 제작업체가 카드를 만드는 시간은 고작 30분.

그런데도 은행에서 고객 신용도 평가에 시간을 낭비하고 있어 오랜 시간이
걸린다.

효율적인 시스템을 갖춘 선진 은행들은 5~7일로 단축했다.

은행은 비용을 줄여서 좋고 고객은 카드를 빨리 받아 좋다.

제조업도 비슷하다.

불량률감소->원가절감->제품가격인하->고객만족->판매증가라는 선순환이
성립되는 것이다.

6시그마는 기업문화도 바꾼다.

창조적인 분위기를 만든다.

프로세스 전반을 데이터로 분석해 개선점을 찾아내는 노력들이 직원들
사이에서 나타난다.

이렇게 되면 결국 "불량률 제로"를 지향하는 기업문화도 자연스럽게
만들어진다.

< 박기호 기자 khpark@ >

[ 6시그마경영과 과거 품질경영과의 비교 ]

<> 방침결정
- 과거의 품질경영 : 하의상달
- 6시그마 경영 : 상의하달

<> 목표설정
- 과거의 품질경영 : 추상적이면서 정성적
- 6시그마 경영 : 구체적이면서 정량적

<> 문제의식
- 과거의 품질경영 : 겉으로 드러난 문제중시
- 6시그마 경영 : 드러난 문제 및 잠재적 문제까지 포함

<> 성공요인
- 과거의 품질경영 : 감각과 경험
- 6시그마 경영 : 감각과 경험 및 객관적 데이터분석 중시

<> 개혁대상
- 과거의 품질경영 : 문제점이 발생한 곳
- 6시그마 경영 : 모든 프로세스

<> 적용범위
- 과거의 품질경영 : 부분 최적화
- 6시그마 경영 : 전체 최적화

<> 활동기간
- 과거의 품질경영 : 제약이 없음
- 6시그마 경영 : 제약이 있음(일반적으로 6개월이내)

<> 담당자
- 과거의 품질경영 : 자발적 참여 중시
- 6시그마 경영 : 전임 요원 및 의무적 수행

<> 교육
- 과거의 품질경영 : 자발적 참여 중시
- 6시그마 경영 : 체계적이고 의무적

<> 기본수법
- 과거의 품질경영 : PDCA의 4단계
- 6시그마 경영 : MAIC의 4단계

<> 적용수법
- 과거의 품질경영 : QC 7가지 도구 및 통계적 기법
- 6시그마 경영 : 광범위한 기법 및 통계적 분석 방법

<> 평가방법
- 과거의 품질경영 : 노력을 중요시
- 6시그마 경영 : 가시화된 이익으로 평가

< 자료 : NEC종합연구소 홈페이지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6월 22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