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보 김기창화백의 그림들이 신동아그룹 최순영회장의 로비로 쓰였다는
의혹이 확산되면서 대가들의 그림값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미술품 가격은 우선 작품크기에 따라 정해진다.

그러나 유명화가들의 그림은 예술성과 희소가치때문에 크기에 상관없이
높은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

운보는 생존하는 동양화가중에서 최고의 가격을 형성하고 있다.

콜렉터들로부터 인기를 모으고 있는 "청록산수"와 "바보산수" 시리즈는
대부분 작품당 2천만원 이상을 넘고 있다.

따라서 최순영회장이 운보의 작품 2백50여점을 60억원에 매입했다면
주요작품들은 별로 포함되지 않았을 것으로 화랑계는 보고 있다.

동양화가 가운데는 청전 이상범, 소정 변관식, 이당 김은호, 심산 노수현,
의제 허백련 등의 작품도 운보 그림못지 않게 높은 값에 거래되고 있다.

김흥수화백의 경우 호당 6백만~7백만원가량이다.

10호짜리 그림일 경우 6천만~7천만원에 거래되는 셈이다.

국내화단에서 가장 비싼 그림은 단연 박수근 이중섭의 작품이 꼽힌다.

이들 작가의 그림은 워낙 유작이 적어 부르는게 값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다.

호가만 형성될뿐 거래는 없다는 얘기다.

박수근 작품의 경우 국내 경기가 한창 좋을때인 90년대초 호당 8천만원씩
3억2천만원에 호가만 형성됐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가나아트화랑의 김명선 과장은 "이중섭이나 박수근의 유명그림들은
소장자들 대부분이 화랑등을 통해 가격만 알아보기때문에 실제 거래가격이
얼마인지 알기 어렵다"고 말했다.

< 윤기설 기자 upyks@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6월 22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