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걷는데
왜 옆길로 기냐고
너 자신을 봐라 봐
나를 저 엄발 속으로 밀어 넣고
대개 세상을 가르친 것은 매였다고
지나가는 물결들도 모두 회초리가 되어
손가락을 치세우면 그럼 나는 이제 엄발인가
저기 저 바른 수평선을 보라고 바람풍 해보라고
돌아서는 등껍질까지 딱딱해진 나에게 말한다
그럼 저기 저 수평선은 바른가
옆을 보며 묻는다 그럼 저 수평선은
평등한가 그 옆의 옆을 보며 나는 묻는다
그럼 옆눈을 팔지 말라고 따끔하게 말한다
누가 저기 옆눈을 파는가 그 옆의
옆의 옆을 보는 엄발에게 또 묻는다

(하략)

"현대시" 6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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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약력 ]

:60년 경남 창녕 출생.
88년 한국일보 신춘문예 당선.
시집 "널뛰는 직녀에게".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6월 21일자 ).